근로자 시간당 임금 6년만에 뒷걸음질

박민우 기자

입력 2017-03-24 03:00 수정 2017-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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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3753원… 전년대비 5.7%↓… 月가구소비지출도 사상 첫 감소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민총소득(GNI)도 6년 만에 뒷걸음질치며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의 꿈도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5년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3753원으로 전년(1만4587원)보다 5.7% 줄어들었다. 시간당 임금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가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대졸 근로자의 임금이 7.9% 줄어 전문대졸(―6.7%), 고졸(―5.5%), 중졸 이하(―3.9%)에 비해 임금 감소 폭이 컸다.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1인당 GNI도 6년 만에 다시 후퇴했다. 2015년 1인당 GNI는 2만7340달러로 전년(2만8071달러)보다 731달러 감소했다. 한국은 2006년 2만823달러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에서 10년 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10년째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GNI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5년 이후 다섯 차례(1997, 1998, 2008, 2009, 2015년)뿐이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국가적 경제위기가 발생한 해와 그 이듬해에 각각 국민소득이 줄었다. 2015년도 그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제위기 상황을 체감했던 국민들은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4만9700원으로 전년(256만3100원)보다 0.5% 감소했다.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이 줄어든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처음이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0.6%)했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0.4%였다. 국민의 46.3%는 본인의 소득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13.2%로 유소년(0~14세) 인구(13.4%)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노인 인구는 올해 처음 유소년을 앞질러 2060년에는 인구 100명 중 41명이 노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혼인 건수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30만 건 밑으로 떨어졌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지난해 51.9%로 2010년(64.7%)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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