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 실직자… 10명중 4명은 재취업 못했다

정민지기자

입력 2016-12-09 03:00 수정 2016-12-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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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조선업 실직자, 최근 5개월간 1만7884명
공단-수산업 등에 일부 유입돼… 정부 퇴직인력 지원책 효과 없어


 조선업체 밀집 지역인 경남에서 일자리를 잃은 조선업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재취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억 원을 들여 조선업 퇴직 인력을 돕겠다는 정부 지원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8일 심상완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가 내놓은 ‘조선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경남지역 조선업 종사자(직영 및 협력업체)는 8만6227명으로 조사됐다. 4월 말 10만4111명인 것과 비교하면 다섯 달 만에 1만7884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주요 조선소별 인력 현황과 고용보험 행정데이터베이스 등의 자료가 활용됐다. 경남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상 거제) STX조선해양(창원) 성동조선해양(통영)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조선소가 있다.

 심 교수가 고용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선업체에서 근무하다 2015년 10월∼올해 9월 실직해 고용보험을 상실한 이후 재취업을 해 고용보험에 재가입한 근로자 비율은 58.1%에 불과했다. 나머지 41.9%는 아직까지 재취업에 성공하지 못하고 실직 상태인 것이다.

 지역별로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창원 지역은 창원공단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공단 등에서 조선업 실직 인력을 상당수 흡수했다. 통영에서도 수산업과 관광업 분야에서 조선업 실직 인력이 일부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근로자들의 재취업 비율이 예상보다 낮자 정부 지원책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7월 정부는 일자리를 잃은 조선업 근로자들을 위해 462억 원을 들여 전직훈련을 지원하는 등 총 2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경남 지역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조선업 희망센터가 생겼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가서 재취업에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처음으로 자료로 확인됐다”며 “지원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정부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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