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든 지갑일수록 주인에게 더 잘 돌려준다”

뉴스1

입력 2019-06-21 17:36 수정 2019-06-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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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논문…텅빈 지갑은 40%, 돈든 지갑 51%가 돌려줘
“돈 들었을수록 부정행위가 주는 심리적인 부담 커”

텅빈 지갑보다는 돈이 들어있는 지갑이 주인에게 되돌아올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돈을 ‘슬쩍’하기 위해 돈이 많은 지갑을 돌려주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깬 결과다.

20일(현지시간) 국제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의 온라인판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돈이 들어있지 않은 지갑을 돌려준 비율은 평균 40%, 돈이 든 지갑의 경우 비율은 51%에 달했다. 이 같은 패턴은 실험 대상인 40개국 중 38개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원래 이 실험은 미국과 스위스의 대학으로 구성된 국제적 경제 연구팀이 핀란드를 대상으로 소규모로 실행했다. 하지만 결과가 놀랍게 나오자 3년간 40개국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큰 프로젝트로 확대됐다.

연구원들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355개 도시에서 1만7303개의 지갑을 이용했다. 미국 지역은 2015년에 실험이 시행됐는데 시카고, 멤피스, 뉴욕을 포함한 25개 도시가 참여했다.

지갑은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 명함 케이스 모양으로, 그 나라에서 흔한 남자 이름이 적힌 명함 세 장이 들어 있었다. 각 명함에는 이메일 주소가 기재되어 있었고, 주은 이가 회사에 연락하지 않도록 직업을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설정했다.

일부 지갑은 돈을 넣지 않았고 다른 지갑은 13.45달러(약 1만5600원)에 해당하는 각 나라 화폐를 넣었다.

연구 보조원들은 우체국, 호텔, 경찰서, 은행, 박물관 또는 이와 비슷한 곳의 접수 데스크에 가서 “근처 길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나는 급해서 가야 한다. 대신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페루와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현금 없는 지갑보다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돌려주겠다는 이메일이 더 많았다. 텅빈 지갑은 40%, 돈이 든 지갑의 경우 비율이 51%에 달했다.

연구자들은 다시 폴란드, 영국, 미국으로 나라를 좁히고 돈의 액수를 증액했다. 94.15달러를 넣은 이 실험에서 72%가 지갑을 돌려주려 했다. 이는 13.45달러일 때의 세 나라의 평균이었던 61%와 현금이 들어있지 않을 때의 46%에 비해 매우 높다.

연구를 진행한 미시건 대의 알레인 콘 교수는 “이는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복지를 걱정하고 스스로를 도둑으로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성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돈이 담긴 지갑은 돈을 취했을 때 더 많은 이득을 주지만 부정행위가 주는 심리적인 비용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실험에 참여한 한 연구자는 “돈이 없는 지갑은 신고를 않더라도 도둑질한 느낌을 주지 않지만 지갑에 돈이 많을 수록 신고를 안하면 훔친 느낌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분실된 지갑을 신고하는 비율은 스위스와 몇몇 북유럽 국가들이 가장 높았고 미국은 중간, 중국과 모로코는 가장 비율이 낮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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