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 한마디면 …” 광주와 전두환 ‘화해’ 물 건너가

뉴스1

입력 2019-03-12 10:50:00 수정 2019-03-12 10: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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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3.1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참회 마지막 기회서 오히려 분노 불지펴
5월 단체 “대책 논의”

전두환씨가 32년만에 광주를 방문해서 내뱉은 말은 “이거 왜 이래”가 전부였다.

5·18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의자로 ‘광주법정’에 선 전두환에게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를 기대했던 광주시민들의 일말의 기대는 분노로 변했다.

1980년 ‘5월 광주’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과 광주의 화해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이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1일 광주지법에 출석한 전두환씨가 광주에 사죄할 마지막 기회마저 놓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광주시민과 5월 관련단체들은 전씨가 광주시민을 비롯한 국민에 의해 세워진 역사의 심판대 위에서 마지막까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며 분개하고 있다.

12일 5·18 기념재단 등 5월 관련단체에 따르면 전날 광주지법에 출석한 전씨의 행태에 대해선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전씨가 서울 자택과 광주지법 등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소한 화해의 제스처라도 보내야 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전씨는 전날 광주지법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발포명령자가 누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 이거 왜 이래”라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법정에선 꾸벅꾸벅 졸며 광주를 모욕하는 등 사죄는 커녕 시민들에게 분노만 안겼다.

5월 단체는 이번주 중에 고문변호사와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 등과 자리를 한 뒤 전씨 재판에 대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씨가 광주에 사죄할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화해는 없다고 보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올해 39주년 5·18 기념행사를 통해 전씨의 반성과 참회를 이끌어내고 5·18의 진실을 밝히는 등 더욱 견고하게 힘을 결집하겠다는 입장이다.

5·18 부상자회 김후식 회장은 “광주에서 최소한 예의는 지켰어야 했다. 전날 (전씨의) 당당한 모습을 보니 사죄할 뜻이 전혀 없어 보였다”며 “12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과 관련해 항의 방문에 나선 뒤 5월 관련단체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전씨의 행태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다.

정승현씨(42)는 “이번 일을 계기로 5·18의 진실을 밝혀 전씨에게 역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80년 5월처럼 광주시민들이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는 전날 광주지법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5·18 학살을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한 전두환을 처벌하라”며 “광주시민 학살주범 전두환은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의회도 ‘전두환 광주재판을 바라보는 입장문’을 통해 “전두환은 과거가 지나가도 죄에 대한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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