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이윤택 파렴치함…18년 간 성추행이 관행?”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2-19 15:22 수정 2018-02-19 17:03
사진=전여옥 전 의원(채널A ‘외부자들’)
연극 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에 관해 공개 사과한 가운데,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사죄라는 것을 해본 적 없는 파렴치함을 드러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개인 블로그에 “‘상습적 성추행의 당사자’인 이윤택 씨가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많은 언론 앞에서 그는 아마도 인생에서 처음으로 ‘찌질한 연극’을 각본·연출, 연기까지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런데 각본이나 연출, 연기 모두 다 그의 인생에 남을 불세출의 졸작이었다”며 “여태껏 사과라는 것을, 사죄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파렴치함을 드러냈다. 아니 그 방법을 아예 모르는 척 하는 점에서 정말이지 ‘메소드 연기’가 아닐 수 없다. 최고의 대사는 ‘18년 동안의 관행’이라고 한 점이다. 아하~성추행이 이윤택에게는 ‘관행’인 건가”라고 꼬집었다.
전 전 의원은 “그는 성폭행도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때 가혹하고 잔인한 ‘극단의 최고 왕’으로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성관계 자체는 있었지만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박까지 했다. 그가 연극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자체가 바로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의 강제성’을 뜻하는 것인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의 말을 거부하는 것은 ‘연극’을 그만둬야 하는 것을 뜻한다고 적잖은 여성연극인 피울음으로 토해냈는데 말이다”라며 “그렇다면 일본이라는 점령국가의 ‘강제적 개입’을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문제에서 말할 수 없는 거다. 일본이 늘 이야기한다.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강제성이 없었다’고. 어쩌면 이렇게 판박이인지 아침부터 씁쓸함이 그녀들의 피울음으로 환청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윤택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주장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했다. 생생한 증언자들의 주장에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은 못 한다”며 “그래도 끝까지 폼 잡는 연기만은 발군이다. ‘사실과 진실에 따라 모든 것이 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수많은 독재자들이 한 말이다. 이 땅의 지저분한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산 말이다. 그 역시 ‘적폐’였다. 이윤택이야말로”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윤택 연출가는 이날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게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관행과 관습적으로 생겨난 나쁜 행태라고 생각한다. 나쁜 죄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죄의식에 있으면서도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단 이 연출가는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상대방이 원해서 성관계를 했으니 성폭행은 아니었다”며 “성폭행을 인정할 수 없고 더 이상 이 문제는 법적절차에 따라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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