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파문에 ‘기부포비아’ 확산… 강원도 모금단체들 ‘울상’

뉴시스

입력 2017-12-07 09:46:00 수정 2017-12-07 09: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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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행각으로 온 국민을 경악케 한 이영학 사건은 연말의 따스했던 도움의 손길마저 ‘기부포비아’로 변질시켰고, 이들을 돌보는 기관 등에 오가던 따스한 온정까지도 매서운 추위와 함께 얼려 버렸다.

‘기부 포비아’는 ‘기부’와 포비아(Phobia.공포증)의 신조어로 기부에 대한 공포증을 말한다.

특히, ‘기부포비아’는 사람들의 선심을 악용한 사례로 미디어까지 등장했던 한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 엽기적인 살인자로 드러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된 기부문화에 대한 부정적 기운이다.

그러다보니 강원도내 모금단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연말을 맞아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지만 ‘기부 포비아’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가 냉냉해지면서 눈에 띄게 기부(후원)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원지회는 올해 연말까지 목표액을 158억6000만원으로 정했지만 6일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액의 절반 수준인 88억8900만원(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그나마 연말이라도 모금 목표 달성을 위해 뛰어보지만 지난해 동 기간 대비 105~110%의 성금이 모여져야 하지만 현재까지 모금액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지난달 20일부터 내년 1월까지 실시되는 ‘희망2018 나눔캠페인’의 목표액은 97억5600만원이지만 현재까지 모금액은 7억79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억8800원보다 2억900만원(21.2%)나 줄면서 목표액 달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원지회 관계자는 “이영학 사건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기부금 사용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이 많아져 기부가 줄고 있다”며 “일부 잘못된 사람들 때문에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대다수의 사회복지 기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더구나 도내 소규모 후원 모집 기관들이 운영도 버거운 상황이다.

한파가 찾아올 때면 후원을 받아 취약계층에 ‘연탄 온정’을 나누는 춘천연탄은행의 경우도 후원이 줄어 힘든 상황이다. 올해 40만장의 연탄을 취약계층에 전달할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까지 약 14만장 정도 밖에 후원받지 못해 심지어 외상으로 연탄을 구입후 전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일 시종식을 시작으로 모금을 시작한 구세군 자선냄비도 당초 모금시간 보다 연장을 해가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역부족으로 예년보다 모금이 현저히 줄어 ‘기부 포비아’를 경험하고 있다.

한 모금단체 관계자는 “상황이 너무 열악하고 운영이 힘들지만 이번 사건으로 모금이 어렵다는 보도가 나가게 되면 기존 후원을 했던 사람들이 자신은 기부를 했는데 왜 어렵다는 소리만 들리냐며 묻기도 한다”며 “그래도 아직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는 시민들의 온정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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