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재판 방청 신청 7.7대 1…최순실 재판보다 높아 “눈으로 직접 보겠다”

뉴시스

입력 2017-05-19 13:06:00 수정 2017-05-19 14: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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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공판 방청 총 68석에 525명 응모
시민들 “역사적 순간 직접 보고 싶다”


“첫 당첨번호. 146번, 146번입니다.”

19일 오전 11시15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3별관 1호 법정. 추첨 번호가 호명되자 방청석에선 박수 소리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전 10시 법정 앞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1·2차 공판 방청권에 응모하려는 시민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나와 법정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기다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68석을 뽑는 방청신청에는 총 525명이 응모, 경쟁률 7.72를 기록했다. 최순실(61)씨가 처음 법정에 나온 지난해 12월1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 방청신청에는 총 80석에 213명이 응모해 2.6대1 경쟁률을 보였다.

오전 6시 법원에 도착한 최운(74)씨는 “방청권 응모하는데 사람이 하도 많다고 해 일찌감치 집에서 나왔다”고 했다.

전남 신안에 거주하는 최씨는 응모를 위해 전날 상경해 자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을 직접 한 번 보고 싶었다는 최씨는 지난 국정농단 사태 이후 23차례 열린 촛불집회에도 참석한 적이 있다.

최씨는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인정했으면 한다. 벌이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최씨는 “예전에는 뻔뻔했지만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그래도 사람인데. 잘못했다는 말을 못 할까”라고 말했다. .

응모권 배부는 예정된 시간보다 16분 이른 오전 9시44분 시작됐다. 예정 시간 10분 전에 도착한 시민들은 이미 응모권을 나눠주는 모습을 보고 “벌써 시작하는 거냐”며 걱정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23일과 25일 재판 총 두 장의 응모권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냈다. 신분 확인을 한 법원 직원은 응모권을 두 번 접어 응모함에 넣었다.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하게 될 23일 재판을 보기 위해 생업을 뒤로하고 추첨식에 나왔다.

직장인 김동호(29)씨는 “관심 있는 재판이라 근무 중 시간을 내서 왔다”며 “뉴스로 국정농단 사태 관련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법정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다 보여주진 않아 직접 재판을 다 보고 싶었다”고 했다.

김씨는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도 끝까지 부인할 것 같다”며 “이제까지 뉘우치는 기색이 없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학교에 현장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왔다는 성다훈(18)양은 “정유라 이대 입학 특혜 뉴스를 보고 세상 불공평하구나 싶었다. 당시 시험 기간이었는데, 돈만 있으면 다 되는가 싶어 억울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겨울 네 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성양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사실대로 말 안 할 것 같다”면서 “이제라도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성양과 함께 온 언니 다현(25)씨는 “방청권 응모를 하는 줄 몰랐는데, 동생이 말해줘서 알았다. 당첨되면 역사의 순간에 참여하게 된다”고 기대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 재학 중인 이태경·김민석·이종현(19)씨는 “오늘 마침 공강이라 왔다. 재판 날에는 수업이 있지만, 당첨되면 자체휴강을 해야겠다”며 설레했다.

대학 새내기인 이태경씨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수험생이었는데, 공부만 하고 있는 게 맞나 싶었다.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시민의식이 높아지는 것 같았고, 당연히 할 일을 한다는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친구 이종현씨는 “박 전 대통령에겐 명백한 죄가 있다. 헌법재판소도 그렇게 판정하지 않았느냐”며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응모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자 시민들은 헐레벌떡 뛰어와 응모권을 받았다. 법원 직원들은 멀리서 오는 시민들을 향해 “마감 2분 전입니다”라며 응모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안내했다.

추첨은 오전 11시15분 시작됐다. 공정한 추첨을 위해 상자함을 흔들어 용지를 섞었다. 청원경찰 2명과 시민 4명도 배석했다.

“첫 당첨번호 146번입니다” 안내가 나오자 시민들은 환호하며 손뼉 쳤다. 번호가 하나둘 호명되자 이내 초조함으로 얼굴이 굳었다. 두 손을 모으고 당첨 현장을 응시하기도 했다.

당첨된 시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함께 온 일행과 손을 맞잡고 발을 동동 구르거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시민들도 있었다.

23일 재판에 당첨된 한 시민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가 너무 적어져 안타깝다”며 “법치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재판을 방청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힘이 돼 드리고 싶고 응원하고 싶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응모방청권은 박 전 대통령 첫 공판이 열리는 오는 23일과 25일 오전 9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서관 2층 5번 법정 출입구에서 배부된다. 이때 본인 신분증과 응모권을 꼭 지참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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