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에 1명 꼴’ 여성 할례 뭐길래…“결혼 전 성관계 못하도록, 순결 증명 악습”

디지털뉴스팀

입력 2017-03-29 10:30 수정 2017-03-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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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미국 내에서 ‘여성 할례’(割禮)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연방수사국(FBI)이 단속에 나섰다. 성기 일부를 절제하거나 절개하는 의례인 할례가 성형수술이나 질성형으로 위장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

FBI는 미국 내에서 여성 할례는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소녀는 방학을 맞아 할례 시술을 하는 외국으로 나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미 할례를 받았거나 할례를 받을 위험에 처해있는 여성은 50만 명 이상. 이는 1990년 조사 때보다 3배나 증가한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중동 29개국의 여성 1억3300만 명 이상이 할례를 경험했으며 매년 3600만 명, 매일 9800명이 할례를 겪고 있다. 9초에 1명 꼴로 할례를 당하는 것.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폴리네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성행하는 이 악습은 소녀의 순결성과 결혼 자격 등 다양한 이유로 이뤄지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 소속 님코 이드 아덴(Nimco Eid Aden) 씨에 따르면 여성 할례는 여자아이가 결혼하기 전에 성관계하지 못하도록, 남성에게 순결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행해진다.

월드비전 소말리아 지부에서 여성 할례 철폐를 주장하고 여성 보건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님코 이드 아덴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여성 할례 철폐의 날인 지난 2월 6일 한국을 방문해 이같이 설명했다.

당시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한 님코 이드 아덴 씨는 “여성 할례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임에도 소말리아 내에서는 성(性)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조차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님코 이드 아덴에 따르면, 할례를 할 때 대부분 마취나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악취와 분비물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그 역시 어린 시절 부모의 손에 끌려가 강제로 할례 시술을 받은 피해자다. 님코 이드 아덴은 제대로 된 의료 장비와 절차 없이 할례를 겪어 오랜 기간 화장실에 갈 때마다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누군가가 겪지 않도록 할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치료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는 님코 이드 아멘은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할례 철폐를 위해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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