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70% 폭등…전기차 대중화에 발목 잡나
뉴스1
입력 2019-09-16 15:04 수정 2019-09-16 15:04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9(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대영 채비 직원들이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이고 있다. 019.5.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이 연초 대비 70% 급등하면서 배터리 가격 하락 요인을 억제하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 생산원가의 15% 수준을 차지하는데다가 최근엔 양극재 내에서 사용 비중마저 높아지고 있다.
현재 1kWh당 150달러 수준인 배터리 셀(Cell) 가격이 100달러에 안정적으로 도달하지 못하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기 힘들다. 니켈 가격이 계속 오르면 배터리 가격은 더 내려가지 못 하고 결국 전기차 대중화 시기는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가격은 톤(t)당 1만775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톤당 1만440달러를 기록한 연초에 비하면 70% 오른 것이다.
세계 최대 생산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니켈광석(nickel ore) 수출 중단을 예고하면서 연초부터 상승 랠리가 시작됐다. 그러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출 중단을 당초 예정보다 2년 빠른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2일 5년 내 최고 수준인 톤당 1만8470달러까지 올랐다.
향후 공급 이슈는 계속해서 니켈 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니켈 가격이 2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니켈 가격 상승은 전기차 배터리 셀 가격의 상승 유인이 된다. 니켈은 코발트, 망간 등과 함께 전기차용 이차전지의 양극재료로 활용한다. 이니셜 앞글자와 비중을 딴 NCM622는 각 소재의 비중이 60:20:20이라는 의미다.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40% 수준인데, 양극재(NCM622 기준) 내에서도 니켈은 다시 40% 가격 비중을 차지한다. 배터리 가격에서 니켈의 비중이 15% 내외에 달하는 것이다. 최근 상용화가 이뤄진 NCM811 배터리는 니켈의 가격 비중이 더 크다.
완성차업계와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대중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배터리 가격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비슷한 성능을 갖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전기차 원가에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때문이다.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 News1
1kWh당 200달러를 넘나들던 배터리 가격은 최근 평균 150달러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100달러 수준으로 낮춰야 내연기관차와 같은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폭스바겐이 국내 배터리업계와 수조 원대 계약을 맺으면서 가격을 100달러까지 낮췄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계는 코발트 가격 폭등 사태를 겪으며 최근 맺는 전기차 업체와의 대부분의 계약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하락분을 연동하고 있다. 니켈 가격이 상승한 만큼 배터리 공급가격도 높아지고 전기차 가격에도 전가된다.
여기에 전기차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원재료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어나 광물 시장은 새로운 혼란을 맞았다. 앞으로 코발트와 니켈뿐만 아니라 다른 원재료의 공급 이슈가 업계를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배터리업계는 완성차업체와의 거의 모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원재료와 연동해서 하고 있다”며 “니켈 가격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코발트 가격이 많이 내려 수익성에 이상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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