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어 밀크티도 900원, 경기불황에 ‘초저가’↑… 품질 믿어도 되나

뉴스1

입력 2019-09-10 07:23:00 수정 2019-09-10 07: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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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얌 종로구청점© 뉴스1
미국의 커피브랜드 ‘블루보틀’의 서울 종로구 삼청동점.© News1 구윤성 기자

 “펄 추가할래? 난 2개 넣을 거야. 그래도 2000원 안 되는데?”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청 인근 밀크티 매장 ‘차얌’에선 20대 여성들이 키오스크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900원부터 시작하는 밀크티는 펄을 추가해도 유명 브랜드와 비교해 반값 이하로 먹을 수 있다.

‘저가 바람’이 커피에 이어 밀크티 시장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초저가’를 앞세운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가성비를 앞세워 매장 수를 늘리며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 밀크티 브랜드 ‘차얌’ 900원 가성비 들고 매장 확대

10일 업계에 따르면 쥬씨는 지난해 밀크티 브랜드 ‘차얌’을 선보였다. 차얌은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으로 일부를 제외하고 기존 쥬씨 매장 안에 운영하는 브랜드다. 주력 제품인 과일주스가 겨울철에는 찾는 이들이 줄어드는 단점을 보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밀크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평상시 매출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차얌은 현재 전국에 약 80개 매장이 운영 중이며 조만간 100곳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차얌 관계자는 “많은 고객에게 좋은 가격으로 우수한 밀크티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밀크티를 대중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불고 있는 곳은 커피시장이다. 대부분 테이크아웃(포장)으로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아 인건비를 낮췄다. 대표 프랜차이즈 전국 빽다방 매장 수는 2016년 526개에서 지난해 기준 576곳으로 꾸준하다.

업계 관계자는 “로스팅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고 있어 커피 맛 차이가 크지 않다”며 “커피를 습관적으로 먹는 경향이 있어 경제적 부담이 낮은 저가 음료가 호황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밀크티가 등장해 저가 음료 시장이 커졌다. 밀크티 시장은 약 4000원부터 시작하는 공차가 주도하고 있다. 공차 연도별 매장수는 Δ2016년 365개 Δ2017년 379개 Δ2018년 448개 Δ2019년 8월 기준 536개다.

반면 차얌 가격은 900원(370㎖)부터 시작한다. 펄 1번 추가는 300원으로 2번까지 선택할 수 있다. 코코넛젤리(300원)와 치즈폼(500원)을 넣어도 3000원 안팎이다. 대형마트에선 대표적인 밀크티 캔 음료 데자와 로얄(240㎖)이 약 750원이다. 즉석에서 신선한 우유를 넣는 차얌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저가 밀크티의 품질에 의구심을 보내기도 한다. 주관성이 높은 맛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4분의1도 안되는 가격이다보니 원재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의심은 합리적이다.

이에 대해 차얌은 원재료 공급사에 직접 투자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밀크티 제조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 소규모 매장으로 운영비가 적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흑당 열풍으로 타카오카펄 품귀 현상이 발생했지만 차얌은 직접 투자한 업체로부터 원재료를 받고 있어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도 높았다. 900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자주 방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차얌 매장 앞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차얌에선 다른 브랜드 1잔 가격으로 2∼3잔 먹을 수 있다”며 “점심 후 테이크아웃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굳이 비싼 음료를 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녹차를 발효해 홍차로 만드는 만큼 노하우에 따라 원재료 품질 차이는 분명하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고급원두 커피 시장이 새롭게 떠오른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첫 수확 물량과 수작업 재배하는 찻잎을 최고로 여긴다”며 “홍차로 만드는 발효기술이 천차만별이라 맛의 평준화에 대해선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저가 vs 고가 양극화?…“소비층 다르다” 의견분분


일부에선 음료 시장의 저가와 고가로 나뉘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보다 소비 씀씀이가 줄면서 커피 한잔 4000∼5000원에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저가 커피가 대중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20대 직장인은 “대학생 시절엔 저가 커피를 자주 애용했다”며 “지금도 매장에서 먹지 않는다면 비싼 돈 주고 커피를 살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저가와 고가 브랜드가 서로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커피 공급처는 저가 매장뿐 아니라 편의점·즉석음료(RDT : Ready to Drink)까지 확대됐다. 스타벅스가 단적인 예다. 스타벅스의 매출은 2017년 1조263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조5223억원으로 증가했다. 커피 업계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스타벅스가 처음이다. 매출 2조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유명 브랜드 커피는 저가 브랜드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장에서 즐기는 커피와 소비층이 확실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스페셜티를 파는 프리미엄 매장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스타벅스 리저브는 50곳에 이른다. 커피계 애플 블루보틀도 지난 5월 1호점을 시작한 이후 현재 3호점까지 성업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기본은 원두와 그 성격에 맞는 로스팅 기술”이라며 “프리미엄 매장에서 쓰이는 원두는 세계에서 소량 생산하는 것으로 희소성이 높아 저가 브랜드와 비교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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