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항공사 2분기 적자 사태…일본 태클에 하반기도 휘청

뉴스1

입력 2019-08-20 10:54 수정 2019-08-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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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분기 대형항공사(FSC),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빠졌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물 부문 부진과 원화약세가 지속된 결과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경기 둔화와 환율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는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과 중국 신규취항 규제 등 악재가 겹쳐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서다.

20일 국내 항공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적자 전환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나란히 1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2분기 매출은 3조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015억원 발생해 적자전환 했다. 당기순손실도 3808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영업손실 1241억원이 발생했고, 당기순손실은 2024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양대 항공사 모두 화불 부문 부진,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화약세 지속 등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화물 부문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전 세계 물동량이 감소했고, 여기에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며 화물 부문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 항공사는 화물 부문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화물운영 서비스 구조조정 계획도 밝혔다. 대한항공은 10월1일부터 국내선 청주·대구·광주공항의 화물판매와 운송, 터미널 운영을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대구·광주·청주공항 국내화물 운송을 중단할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1200원을 돌파하는 등 원화약세도 발목을 잡았다. 항공사들은 항공유, 항공기 리스 비용, 해외체류비 등을 모두 외화 결제해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이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은 LCC도 다르지 않다. LCC의 경우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심화,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등이 두루 영향을 미쳤다.

제주항공은 2분기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5년만에 적자전환했다. 신규 노선 취항, 신규 항공기 등록 등 국토부 제재가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진에어의 영업손실은 266억원이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도 2분기 각각 265억원,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모두 손실을 본것으로 전해진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도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미 지난달부터 항공업계는 LCC를 중심으로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가시화되며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 조사 결과 인천공항 기준 8월3주차 일본 노선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2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이후 28주만에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일본 여객 수요가 줄자 국내 항공사들도 일제히 일본 노선 운휴 및 감편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8개 국적 항공사들이 공급축소를 결정한 일본 노선만 60개가 넘는다. 특히 일본 노선 의존도가 높은 LCC들에게는 일본 여객 수요 감소 현상이 치명적이다.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상장된 항공사 6곳의 합산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4조8012억원으로 일본 수출규제 이슈 전인 6월말(6조1003억원)보다 1조2991억원(21.3%↓) 빠졌다.

여기에 일본 수요 대체재로 꼽힌 중국 노선도 막혔다. 중국 항공당국은 10월10일까지 국내 항공사의 신규취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8~9월 잇따라 취항을 준비했던 중국 9개 노선이 운항을 취소해야할 위기에 놓였다. 일단 10월까지 한시적 운항제한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 정부가 명확히 사유를 설명하고 있지 않은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일각에서는 일본, 중국 등 대외변수 영향으로 인한 업황 부진이 그간 항공사들의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영업전략에 편향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LCC의 경우, 최근 5년간 엔저효과에 편승해 일본 노선 공급을 경쟁적으로 늘려온 바 있다. 비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취항도 자유로워 수요만 뒷받침된다면 수익성을 내기 쉬운 구조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선 외국인을 국내로 데려오는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영업이 활성화되야 하는데 단기적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아웃바운드 방식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관광 수지나 장기적인 항공업계 발전으로 보면 인바운드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그동안 아웃바운드만 경쟁적으로 늘려왔다”며 “이번 기회에 LCC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인바운드 개발쪽으로 영업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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