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도 과자도 다 올랐는데…라면은 ‘무풍지대’ 왜?

뉴스1

입력 2019-05-16 08:34 수정 2019-05-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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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시장 확대로 가격 인상에 따른 여론 부담
오뚜기 11년째 동결로 ‘눈치 보기’ 의견도


© News1DB

소주와 맥주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소맥’ 1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과자업체들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해 서민 장바구니 그늘은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최근 대부분 먹거리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 아직 가격인상 ‘무풍지대’인 곳이 하나 있다. 바로 ‘국민 간식’ 라면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상품 등장과 서민 대표 음식으로 불리고 있어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OB맥주를 시작으로 참이슬·한라산소주 출고가가 인상됐다.

가장 최근 한라산소주는 이달 14일부터 오리지널(375㎖) 가격을 기존 1549원에서 1629원으로 인상했다. 업계에선 전반적인 소주 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달 시장 점유율 1위 참이슬 가격이 오른 탓이다. 1위가 가격을 인상하면 후발 주자가 느끼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도 지난달 카스와 프리미어OB을 포함한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제과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내달부터 빠다코코낫을 포함한 비스킷 4종의 가격을 100원 올린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은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격 상승 이유로 꼽았다.

서민이 애용하는 주류와 제과 제품군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라면 업계의 인상 합류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가격 상승 요인 부담은 같이 느끼고 있어 동결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매출 기준 라면 시장 점유율은 Δ농심 54% Δ오뚜기 24% Δ삼양식품 12% Δ팔도 10%로 추정된다. 다른 음식료품이 가격을 올릴 때 점유율 싸움으로 서로 눈치를 보면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라면 업계는 당장은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라면 시장엣 ‘가성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마트24가 내놓은 민생라면은 390원에 팔리고 있다. 농심도 1990년 사라진 해피라면을 700원에 재출시하며 가성비 전쟁에 뛰어들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강조하는 품목의 경우 점유율이 높지 않아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은 없다”면서도 “소비자가 느끼는 하한선이 많이 내려가 있어 가격 인상을 한다면 여론 반발 부담은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가 11년째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는 점도 라면업체들이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한 요인이다. 2018년 오뚜기 부문별 매출을 보면 면제품류는 7284억원으로 전체(2조2467억원)의 약 32%를 차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470억원으로 전체 금액(1608억원)에서 29%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매출 대비 내실이 크지 않은 셈이다. 오뚜기 역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뚜기가 인상을 결정하면 후발 업체도 자연스럽게 뒤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라면 가격을 인상할 경우 ‘갓뚜기’라는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어 자칫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농심은 2016년 12월 이후 가격은 동결하고 있다. 삼양식품 역시 2017년 이후 같은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은 4∼5년을 주기로 한다”며 “1∼2년 안에 대형 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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