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음료 절반이 ‘설탕 범벅’

박성민 기자

입력 2019-04-19 03:00 수정 2019-04-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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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개중 170개 당류 기준 초과
어린이 즐겨 마시는 제품 많아, 수입제품도 60개 포함… “비만 우려”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과일·채소 음료의 절반 이상에 영양 기준보다 높은 당류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성장기에 권장량 이상의 당류를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과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 중인 과일·채소 음료 334개 중 170개 제품이 영양 기준보다 많은 당류를 포함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음료 200mL당 당류 함량이 17g을 초과하면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된다. 수입 음료(60개)와 국산 음료(110개)의 200mL당 평균 당류 함량은 각각 평균 23.8g, 21.9g으로 나타나 권고치를 넘었다.

수입 제품 중 당류가 가장 많이 포함된 음료는 이탈리아산 ‘푸루타렐리 오리지날맛’(40g)이었다. 국내에서 생산된 음료 중에는 ‘자연은 블루베리’(웅진식품)의 당류 함량이 30g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가공식품을 통한 어린이의 1일 당류 섭취 기준량 37.5g과 맞먹는 수준이다. 코카콜라 한 캔(250mL)의 당류 함량 27g보다도 많다.

반면 어린이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포함하고, 당류와 포화지방 등을 적게 담은 음료는 조사 대상 품목 334개 중 40개에 불과했다. 이는 200mg 기준으로 △열량 250Cal 이하 △당류 17g 이하 △포화지방 4g 이하 △단백질·섬유질·비타민·무기질 중 2가지 이상 포함 등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경우다. 당류가 가장 적게 포함된 음료(4g)와 가장 많은 음료의 당류 함량 차이는 10배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식약처 홈페이지의 ‘식품안전나라’ 코너에서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음료뿐 아니라 과자나 사탕 등 군것질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성인보다 당류를 과다 섭취할 위험이 높다. 덕성여대 식품영양학과 김건희 교수는 “당류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음료와 과자 등을 많이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간식을 고를 때 품질인증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량은 2010년 하루 69.9g에서 2016년 73.6g으로 늘었다. 12∼18세 청소년들은 하루에 80.8g(2016년)을 섭취했다. 식약처는 2020년까지 당 섭취량을 적정 수준(성인 기준 하루 50g)으로 줄이기 위해 식품의 영양성분 표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을 구매할 때 영양표시 사항을 확인하면 일상생활에서 당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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