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스템 과신하다가… ‘짝퉁 가방’ 버젓이 추천 아마존, 日서 망신살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19-04-15 03:00 수정 2019-04-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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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0엔에 판 가방, 감정가 ‘0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이 일본에서 ‘짝퉁’ 제품을 추천 상품으로 소개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인공지능(AI)의 짝퉁 점검 시스템을 과신했다가 벌어진 일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월 아마존 일본어 사이트에는 프랑스 고급 브랜드 고야르(고야드)의 가방이 ‘아마존의 선택’이란 추천 상품에 뽑혔다. 고야르가 판매하는 해당 가방의 정상 가격은 13만 엔(약 132만 원)이며 ‘아마존의 선택’에서는 7980엔에 팔렸다.

정품 가격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점에 의문을 가진 니혼게이자이 측은 이 제품을 직접 구입해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가는 ‘0엔’이었다. 정품이 아닌 ‘짝퉁’이었기 때문. 신문은 제조사 고야르 측에도 문의해 “정품이 아니다”란 답을 받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아마존 일본어 사이트에서 가짜가 판매된 사례는 MCM 지갑 등 2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마존 측은 고야르 가방을 삭제했다.

이처럼 아마존에서 모조품이 추천 상품으로 판매된 것은 AI에 대한 과신에서 빚어진 일이다. 아마존 측은 “AI뿐 아니라 직원도 함께 제품을 점검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다른 회사보다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아마존 측은 ‘아마존의 선택’을 선정하는 기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모조품 판매를 감시하는 단체인 ‘유니언 더 퍼블리컨’은 “다른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는 모조품을 하루 1건 정도 발견하지만 아마존에서는 몇 분 만에 모조품을 찾을 수 있다”며 “다른 사이트보다 7배 정도 모조품이 많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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