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세단, 주말엔 SUV… ‘트랜스포머’ 자동차

정세진 기자

입력 2019-04-10 03:00:00 수정 2019-04-10 05:35:3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 구글
볼보 2세대 크로스컨트리 V60

볼보 크로스컨트리 V60은 자연의 나뭇결을 살린 천연 소재와 내파 가죽 시트, 바워스&윌킨스(B&W) 프리미엄 사운드를 적용해 스칸디나비아 감성의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북유럽 감성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이케아에서 조립식 가구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이들의 삶의 태도를 상징하는 ‘라곰’, 커피를 든 채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스웨덴 남자인 ‘라테 파파’까지 북유럽의 삶의 방식은 한국의 주요한 문화 소비 코드가 됐다.

최근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가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독일산 디젤차가 주류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는 7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올해는 연간 1만 대 판매 목표치를 제시했다. 과거 ‘안전’이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북유럽인의 삶을 동경하는 한국인의 감성을 건드린 마케팅의 성공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달 기존 차량을 완전 변경해 내놓은 2세대 신형 크로스컨트리인 V60도 북유럽 감성의 집약체이다. 크로스컨트리는 전 국토의 77%가 숲과 호수이자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야 하는 스웨덴에서 장거리 가족 여행을 위해 개발된 볼보만의 독특한 라인업이다. 일상에서는 도심을 주행하는 세단과, 주말에는 트렁크에 짐을 잔뜩 싣고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결합한 것이다. 2014년에 크로스컨트리를 별도 라인업으로 만든 볼보는 현재 V60 외에 대형인 V90과 준중형인 V40 등 3종을 구축했다.

볼보자동차는 2010년 중국의 지리차에 인수돼 엄밀히 따지면 중국 기업이다. 하지만 한국에 들여온 신형 V60은 스웨덴 토르슬란다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미 중국에서 만든 볼보가 미국 시장까지 진출한 상황에서 이런 분류는 별 의미가 없지만 한국인이 워낙 출신지를 따지다 보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최근 시승한 V60의 첫 모습은 거리에서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150mm 길어져 전장 4785mm, 전폭 1850mm, 전고 1490mm에 축간 거리(휠베이스)가 2875mm인 차체는 전체적으로 날렵한 이미지로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은 아니다. 차량 앞면에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달았다. 529L의 트렁크 공간은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41L까지 확보돼 사실상 중형 SUV의 트렁크를 최대로 늘린 수준이다.

시승한 차량은 가솔린 엔진을 단 고급 모델인 ‘T5 AWD 프로’다. 차량 실내는 월넛 등의 나뭇결 문양과 내파 가죽을 사용해 자연의 이미지에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 음향 시스템과 앞좌석의 안마 기능이다. 5000만 원대 후반 차량에서 찾아보기 힘든 옵션이다.

국내 완성차나 독일 브랜드의 내비게이션 등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에게 볼보의 시스템은 다소 낯설다.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만큼은 아니지만 터치스크린에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무선충전기나 하이패스를 장착하려면 개인적으로 장치를 구매해야 한다.

T5 가솔린 터보엔진의 V60 모델은 중고속까지 빠르게 가속된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SUV에 비해 확연히 작고 세단에 비해 오프로드 주행에서도 거침이 없다. 손색없는 주행 성능을 지녔지만 사실 V60은 한국에서 북유럽 감성을 소비할 수 있는 패밀리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싶다. 정차 시 브레이크를 대신 밟아주는 오토홀드 기능을 한번 켜 놓으면 계속 유지되는 점은 소소한 장점이다. 가격은 T5 AWD 5280만 원, T5 AWD 프로 5890만 원.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