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에 민감한데…” 분양가 책정에 머리 싸맨 건설사들

뉴스1

입력 2019-02-20 06:08 수정 2019-02-2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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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월 수도권서 4만여가구 공급…지난해보다 18.6%↑
“투자 수요 줄어 분양가 따라 청약 희비 엇갈릴 것”


수도권의 한 신규 분양단지의 모델하우스 모습.© 뉴스1

분양을 앞둔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분양가에 따라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월부터 5월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총 3만9886가구(일반분양)가 주인을 찾아 나선다. 3~5월은 상반기 분양시장의 성수기로 꼽히며 통상 상반기 전체 물량의 60~70%를 차지한다.

올해 분양물량은 예년보다 늘어 사업자의 눈치 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3~5월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3만3628가구)보다 18.6% 늘었다. 한정된 시장에서 청약 수요를 끌어올 방법을 고민 중이다.

특히 분양가를 얼마로 할 것인지 고민이 깊다. 분양가는 지난해만 해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심사가 최대 난관이었다. 이제는 분양가 자체가 고민거리다. 청약 불패 지역이었던 서울에서도 ‘1순위 미달’ 단지가 나왔다.

대림산업이 지난달 서울 광진구에 공급한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미달했다. 총 730가구를 모집하는데 1170명이 청약해 평균 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용 115㎡ 4개 타입은 모두 미달했다. 서울에서 신규분양 단지 1순위 청약이 미달한 것은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분양업계는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의 분양가를 청약 미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단지는 3.3㎡당 평균 3370만원이다. 광진구 내 일반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넘어선 첫 사례다.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 전용 84㎡의 분양가는 9억9000만~12억40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입주한 아파트(전용 84㎡)가 11억~12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광진그랜드파크의 청약 미달은) 충분히 예견한 결과”라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서울에서 고분양가 논란으로 1순위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오자 앞으로 분양가 책정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최근 HUG의 분양보증 심사가 이전보다 완화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내부적으로 공격적인 분양가에 나설 계획이었다가 다시 보수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에 따라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시장이 철저하게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구성된 데다 물량도 풍부해 수요자 입장에서 선택지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분양가가 시장 기대치를 벗어나면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으로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아니라 수도권 내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며 “분양가에 따라 청약 성적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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