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규제에도 ‘따이공’ 장사진…롯데면세점 중국인 매출 20%↑

뉴스1

입력 2019-02-18 08:45 수정 2019-02-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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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에도 여전히 ‘큰손’…“규제피해 국제 택배 이용”
국내 면세점 지난해 불황에도 따이공 덕분에 ‘활짝’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안에 장사진 친 중국인 따이공(보따리상).2019.0215.© 뉴스1
“한국 면세점에서 제품을 사면 중국보다 저렴한 데다 ‘대량 구매 혜택(프로모션)’을 받을 수 있어요. 중국 정부가 규제를 시작됐지만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공·대리구매업자)은 여전히 한국 면세점을 찾고 있어요.” (국내 면세점 관계자)

지난 15일 오후 1시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중국인 ‘따이공’은 여전했다. 화장품·목걸이·시계·건강식품 등을 잔뜩 구매하는 ‘큰 손’이었다. 따이공들은 면세점에서 제품을 대량 구매한 뒤 인터넷으로 되팔아 ‘차익’을 올린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따이공을 대상으로 일종의 ‘세금폭탄’을 부과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따이공 같은 ‘개인’의 사업자 등록과 세금 납무를 요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규제 효과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특히 화장품 매장마다 20대 여성 따이공들이 두드러졌다. JM솔루션·네이처리퍼블릭·메디힐·닥터자르트 등 한류 스타가 모델로 등장하는 화장품 매장 앞에 줄을 지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메이크업’ 스타일로 화장한 따이공도 보였다. ‘케이(K)-뷰티’ 열풍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매장 곳곳에는 따이공들이 구입한 제품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그들은 입체형 사각형 모양으로 제품들을 쌓아 수레에 담은 뒤 화물용 승강기를 탔다.

대량 구매한 제품들을 수레에 실어 승강기로 이동하는 따이공.2019.02.15© 뉴스1
승강기 앞에서 만난 중국인 따이공 A씨(여·32)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한국 면세점을 찾아 제품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정부 규제로 공항 세관 단속이 엄격해져 비행기에 실어 제품을 운반하지 않고 국제 택배를 이용해 제품을 옮긴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업계는 경기 불황에도 기록적인 호황을 이어갔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대신 면세점 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한 따이공 덕분이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72억3817만 달러(19조 4705억원)에 달한다. 2015년 국내 면세점 총매출액이 9조원을 넘어선 뒤 3년 만에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인이 제품을 구입해 발생한 본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올해 1월 기준 하루 평균 매출이 14억원으로 1년 사이 40% 늘었다. 현대백화점 주요 고객도 ‘따이공’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올해 초 따이공이 국내 면세점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주요 면세점들은 경쟁적으로 ‘따이공 모셔오기’에 나섰다. 대량 구매 고객을 데려오는 가이드 인센티브 등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8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유치한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1인당 인센티브를 업계의 2배 수준이 8만원으로 최근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따이공 효과’가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도 적잖다.

국내 3대 면세점 중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 규제가 시작된 지 아직 두 달도 되지 않아 규제 영향을 논하기 아직 이른 단계”라며 “향후 규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국내 면세점의 따이공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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