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불황 그림자에… 기업들 인사 ‘다이어트’
황태호 기자 , 김재희 기자 , 김현수 기자
입력 2018-12-10 03:00 수정 2018-12-10 03:00
주요그룹 올해 임원인사 특징
6일 삼성전자 인사 발표 직후 내부에선 “2014년의 위기 대처를 다시 보는 듯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3년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조 원 가까이 줄어들자 위기감이 팽배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1월 사장단 주재로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같은 결의대회가 열린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한 2009년 이후 5년 만이었다. 결국 그해 12월 정기인사에서 임원 승진자 수는 2013년(227명)보다 27% 줄어든 165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64조 원대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전망됨에도 임원 승진자 수가 158명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내년 경제 상황이 승진 파티를 벌일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모함’은 한번 가라앉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미리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의 임원 수가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 역시 SK하이닉스가 사상 첫 영업이익 20조 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여러 계열사가 뛰어난 실적을 올렸지만 임원 승진자는 158명으로 지난해(163명)와 재작년(164명)보다 적었다. SK 관계자는 “경기 전망을 감안해 승진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전체 임원 승진자 수가 185명으로 전년(157명)에 비해 늘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 묻어난다. 올해 출범한 ‘구광모호(號)’의 미래 CEO 풀을 위한 상무 승진자가 13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전무∼부회장 승진자는 51명으로 2017년 63명에 비해 19%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승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현대차는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조직 등 해외 사업장의 주요 임원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 타 기업, 협력사로 긴축 경영 기조 옮아갈 듯
주요 기업의 인사에는 이른바 ‘반도체 착시’ 현상이 녹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시장조사업체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올해 1∼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은 77조94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1조4406억 원)보다 26.9% 증가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사업 특수의 덕을 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92곳만 보면 같은 기간 28조8419억 원에서 25조5434억 원으로 11.4%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사실상 불황”이라며 “반도체 경기까지 ‘다운사이클’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몸집을 키울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의 CEO 대부분이 유임된 것도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기업의 인사 기조가 내년 경기의 불확실성을 사실상 ‘확인’시켜 주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면서 타 기업의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의 정기 인사는 내년도 경기 전망의 바로미터”라며 “대기업은 물론이고 이들과 거래하는 협력사들에도 긴축 경영 기조가 옮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김재희·김현수 기자
주요 대기업의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가 발표되면서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내년 불황에 대비해 선제적인 군살 빼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는 기업들마저 임원 승진을 대폭 줄이고, 핵심 사업 최고경영자(CEO)를 유임시키는 등 내년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 운전모드로 경영 기조를 전환했다는 평가다.
○ 사상 최대 실적에도 “몸집 줄여라”
6일 삼성전자 인사 발표 직후 내부에선 “2014년의 위기 대처를 다시 보는 듯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3년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조 원 가까이 줄어들자 위기감이 팽배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1월 사장단 주재로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같은 결의대회가 열린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한 2009년 이후 5년 만이었다. 결국 그해 12월 정기인사에서 임원 승진자 수는 2013년(227명)보다 27% 줄어든 165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64조 원대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전망됨에도 임원 승진자 수가 158명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내년 경제 상황이 승진 파티를 벌일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모함’은 한번 가라앉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미리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의 임원 수가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 역시 SK하이닉스가 사상 첫 영업이익 20조 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여러 계열사가 뛰어난 실적을 올렸지만 임원 승진자는 158명으로 지난해(163명)와 재작년(164명)보다 적었다. SK 관계자는 “경기 전망을 감안해 승진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전체 임원 승진자 수가 185명으로 전년(157명)에 비해 늘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녹록지 않은 상황이 묻어난다. 올해 출범한 ‘구광모호(號)’의 미래 CEO 풀을 위한 상무 승진자가 13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전무∼부회장 승진자는 51명으로 2017년 63명에 비해 19%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도 연말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승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현대차는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조직 등 해외 사업장의 주요 임원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 타 기업, 협력사로 긴축 경영 기조 옮아갈 듯
주요 기업의 인사에는 이른바 ‘반도체 착시’ 현상이 녹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시장조사업체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올해 1∼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은 77조94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1조4406억 원)보다 26.9% 증가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사업 특수의 덕을 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92곳만 보면 같은 기간 28조8419억 원에서 25조5434억 원으로 11.4%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사실상 불황”이라며 “반도체 경기까지 ‘다운사이클’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몸집을 키울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의 CEO 대부분이 유임된 것도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기업의 인사 기조가 내년 경기의 불확실성을 사실상 ‘확인’시켜 주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면서 타 기업의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의 정기 인사는 내년도 경기 전망의 바로미터”라며 “대기업은 물론이고 이들과 거래하는 협력사들에도 긴축 경영 기조가 옮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김재희·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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