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부동산 규제가 워낙 강해서”…전화벨도 멈춘 부동산중개업소

뉴시스

입력 2018-11-30 14:08 수정 2018-11-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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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지금 거래가 완전히 단절됐는데 금리까지 올라가면 더 어려운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 용산구 G공인중개소)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각종 정부 규제로 꽁꽁 얼어있던 부동산 시장에 다시 한번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 인상했다. 이로써 6년5개월만에 지난해 11월 금리가 인상된 이후 1년만에 추가 인상이 이뤄지게 됐다.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연이어 대출규제가 가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는 관망세가 짙은 상황이다. 서울시 규제지역에서는 다주택자의 신규 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금지됐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대출 규제 폭이 훨씬 넓어졌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기존에 가해진 대출규제가 강력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당장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연말 종합부동산세 인상까지 가시화되면 내년에는 더욱 냉각될 것이라 예상했다. 대출을 받아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줄어 매수세가 약해지면 거래는 실종되고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기 때문이다.

전세가를 이용한 ‘갭투자’가 많아 상승세를 이어가다 최근 하락세로 전환한 서울 노원 S공인중개소는 “대출이 가능한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데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투자자들이 많이 빠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아니고 실수요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조정돼야 비로소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의 ‘통개발’ 발언으로 들썩였던 서울 용산 G공인중개소는 “부동산 매매는 거의 70~80% 대출로 이뤄지는데 지금은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대출을 거의 안 내준다”며 “대출 자체가 안 되니까 거래가 한동안은 상당히 위촉되고 가격이 많이 빠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금리가 올랐다고 해도 0.25% 오른 거라서 개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진 않다”면서도 “이미 매도 물건은 많이 쌓였는데 매수자가 없어서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라 기준금리가 오르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내년까지도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인가에 대해선 대다수 공인중개사들이 동의하지 않았다. 투자심리는 위축되겠지만 양도세 중과조치, 임대사업자 등록 등으로 아직까지도 집을 보유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되면 다주택자들은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남구 H공인중개소는 “금리를 올렸다고 해서 물건이 바로 나올 수 없는 이유는 양도세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정도는 가계 빚에 대한 부담감을 좀 더 높여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다주택자들은 금리 인상분을 감당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 송파구 K공인중개소도 “아직까지는 주식시장이 안정적이라서 기준금리를 0.25% 올렸다고 해서 집값이 갑작스럽게 변동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아야 본격적으로 집값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상승 불씨가 계속 잠재돼있는 상황이라 불씨를 좀 더 꺼트리는 데는 기준금리 인상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주택자들이 지금 버텨봤자 나가는 비용만 늘어날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부담이 커질 때 집을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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