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적기’vs‘1억 더 떨어지면’…냉정해진 매수심리 “이번엔 달라”

뉴스1

입력 2018-11-19 09:48 수정 2018-11-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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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의 모습.© News1 구윤성 기자

중개업소, 초급매물로 매수심리 돌이키려 안간힘
저가 급매물에도 매수자 반응없자 호가 더 떨어져


“요즘엔 아무리 급매, 초급매 홍보를 해도 매수문의가 없네요. 각종 통계도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보니 다들 집값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분위기입니다.”(서울 송파구 A공인)

서울 아파트값이 9·13 부동산 대책 등의 여파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자,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예전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싼 급매물 등장에도 매수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집값 하방압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자 관망이 장기화되자, 매수심리를 끌어내기 위해 중개업소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에서는 9·13 대책 이후 한 달여 간의 침묵을 깨고 전용 76㎡ 급매물 1건이 지난달 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실거래가는 직전 최고가 19억1000만원(9월 중순) 대비 1억원 이상 떨어진 17억9000만원이었다.

그러자 숨죽이고 있던 일대 중개업소들은 주택시장이 조정 막바지에 이르러 반등이 임박했다며 매수자들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 집값 조정기 때에도 급매물 1~2건이 거래된 뒤 저가매수세가 뒤따르면서 집값이 반등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매수자들은 중개업소의 홍보에도 별다른 동요 없이 관망을 지속했고, 이후 중개업자들의 전망과 달리 추격 매수가 따라붙지 않자 해당 주택형 호가는 오히려 17억원 초반대로 5000만원 이상 더 떨어졌다. 중개업자들은 급매물, 초급매물 문자를 관심 고객들에게 전송하며 매수심리를 되돌리기 위해 애썼지만 소용 없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9·13 대책에 이어 대출규제,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연말 금리인상 등 악재가 산재해있다 보니 저가 급매물이 확인돼도 그 값보다 더 떨어질 거라 생각해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매물이 적체되면서 호가가 추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대표 재건축인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전용 76㎡ 주택형이 9·13 대책 직전 최고가인 18억5000만원보다 1억원 싼 17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팔린 것으로 알려지자, 중개업소들이 반등을 도모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이후 매수문의는 뚝 끊겨 현재 최저 호가는 16억5000만원으로 1억원이 더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직전 최고가 보다 1억~2억원 떨어졌지만 여전히 연초 시세보다는 많이 올라있어 매수자들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1억원 이상 더 떨어지면 고려해보겠다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0주 연속 둔화된 끝에 지난주 0.01%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첫째주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첫 하락이다.

특히 서울 집값을 선도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먼저 하락세에 접어들어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낙폭이 커지면서 4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지난 2017년 1월 초 이후 약 2년 만의 하락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떨어진 것이다.

매수자들의 침묵이 장기화되자 현장 중개업소들 사이에서도 집값 하락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KB부동산이 이달 발표한 서울지역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월 97.2를 기록해 9월(133.0)에 비해 35.8p 크게 하락했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향후 3개월 이내 집값 전망을 수치화한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상승, 100 미만이면 하락 전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연말 부동산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변수에다 12월 보유세 국회통과 여부와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등 시장 여건이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겨울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거래 침체, 집값 하락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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