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강아지 사료 줘도 될까요?
노트펫
입력 2018-11-16 10:09 수정 2018-11-16 10:11
[노트펫] "아빠가 어디서 강아지 사료를 잔뜩 받아왔어요. 우리집은 고양이를 키우는데 먹여도 될까요?"
고양이에게 강아지 사료 먹여도 될까요? 강아지에게 고양이 사료 먹여도 될까요?
강아지나 고양이, 혹은 둘 다 키우는 이들이 종종 갖는 궁금증입니다. 저도 사실 궁금했습니다.
해답은 뭘까요?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가 그 답을 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대 안되는 경우와 하루이틀 정도는 괜찮지만 사료를 장기간 먹여서는 안된다가 답입니다.
고양이에게 강아지용 반건조사료나 간식을 주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반건조사료는 수분 함량이 15~25% 정도 되는 사료를 말합니다. 말랑말랑해서 잘 먹습니다. 간식도 비슷한 정도의 수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간식이나 반건조사료에는 곰팡이 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첨가물이 사용됩니다.
이중 많이 쓰이는 것이 글리세린(Glycerine)이나 프로필렌 글라이콜(Propylene Glycol)입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프로필렌 클라이콜은 소량만 섭취해도 고양이가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길고양이가 안타까운 마음에 줬는데 오히려 더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 간식은 고양이에게 줘선 안된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강아지용 일반 건사료는 고양이에게 어떨까요?
어쩌다 사료가 떨어져서 임시방편으로 주는 것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강아지 사료를 고양이 주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영양 결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아지 사료는 일반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고양이 사료에 비해 낮습니다. 성체 고양이에게 영양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최소 26%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강아지 사료는 26%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아지에게는 아니지만 고양이에게는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료회사들은 강아지 사료에는 타우린을 제공하지 않아도 됩니다. 타우린이 없는 강아지 사료를 고양이가 장기간 먹게 되면 눈, 심장, 생식기 발달 문제 등이 생깁니다.
같은 영양소지만 고양이가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메가3 지방산이나 비타민A 등의 필수 영양소가 그렇습니다. 강아지 사료는 보통 식물성 식재료를 써서 이들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식물성 식재료에 있는 이들 영양소를 체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효소가 없습니다. 같은 영양소이지만 고양이에게는 동물성 식재료를 통해 이들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고양이는 곡물 활용 능력이 떨어집니다. 적은 양의 곡물이야 어느 정도 소화해 내지만 많은 양의 곡물을 먹게되면 이를 활용하기가 힘듭니다. 이런 이유로 곡물이 다량 함유된 강아지 사료는 고양이에게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고양이 사료는 강아지에게 먹여도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가 고양이보다 덜 까다롭게 보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강아지에게 고양이 사료를 주식으로 주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구리와 비타민D 등 일부 영양소 때문입니다. 강아지는 고양이보다 더 많은 구리와 비타민D를 필요로 합니다.
고양이 사료에는 강아지 사료보다 이들 영양소가 더 적게 들어가도 된다는 것이죠. 그 수준도 문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낮다고 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특성에 맞게 사료 성분이 구성된 만큼 바꿔서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또 어쩔 수 없이 먹이는 경우라도 강아지용 반건조사료나 간식을 고양이에게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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