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야, 나 아파” 했더니 가까운 병원목록 쫙∼

김현수 기자

입력 2018-10-11 03:00:00 수정 2018-10-11 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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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벤츠 북미 연구개발센터
음성인식 AI ‘MBUX’ 체험해 보니


북미와 아시아 시장에 첫선을 보일 A클래스 세단에 적용되는 MBUX. 운전석에서 “배고프다”고 말하면 개인 맞춤화가 가능한 대형 디스플레이에 주변 식당 목록이 뜨고 “춥다”고 하면 온도를 조금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헤이 메르세데스, BMW 어떻게 생각해?”

“그들은 멋져요. 백미러로 그들이 보이는 게 좋아요.”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 메르세데스벤츠 북미 연구개발(R&D) 센터 앞. 주차돼 있던 A클래스 세단 앞좌석에 앉아 차에게 말을 걸었더니 곧바로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나 좀 춥다’고 했더니 온도를 조금 높였다. ‘주변에 한국 식당 있어?’라고 하면 식당 목록이, ‘나 아프다’고 했더니 가까운 병원 목록이 떴다. 이는 벤츠가 올해 처음 선보인 MBUX(Mercedes Benz User Experience) 시스템 덕분이다. 자동차 회사인 벤츠가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스’처럼 자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MBUX가 기자의 토종 한국식 영어 발음을 알아들을지 궁금했다. 역시나 처음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외칠 땐 못 알아듣는 듯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MBUX와 대화를 나눌수록 기자의 한국식 영어 발음을 재빨리 이해했다.

이날 벤츠 북미 R&D 센터에서 만난 캐시디 슈바르체 수석 U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자동차와 운전자가 ‘인간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데 초점을 뒀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음성도 이해하도록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고, 대화를 할수록 운전자를 더 잘 이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안녕 벤츠야’로 시작하는 한국어 MBUX가 적용된 차량이 내년 상반기(1∼6월)에 판매될 예정이다.

스스로 운전자의 언어와 습관을 학습하는 점도 눈에 띄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퇴근 후 남자친구에게 전화하는 버릇이 있다면 비슷한 시간대에 ‘지금 연결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물어준다. 차량 상태에 대해 먼저 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누가 주차된 차를 박았다면 MBUX가 곧바로 운전자에게 문자를 보내는 식이다.

벤츠의 MBUX는 독일과 미국 R&D 센터가 협업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벤츠는 미국에만 7개 R&D 센터를 두고 있다. 각 도시 특성에 따라 외부 협력 기업, 인재 확보 여부가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작년에 문을 연 시애틀 센터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특화돼 있다.

마이클 도센바흐 벤츠 북미 R&D 시애틀센터장은 “시애틀에는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등 혁신적인 기업이 많아 클라우드 관련 인재들도 몰린다. 인재 확보가 시애틀 센터 개소의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애틀 센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7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소프트웨어 경력을 더하면 350년.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자동차 서비스 연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화하고 있다. 시애틀 센터가 최근 공개한 시범 서비스로는 ‘안전한 주차공간 찾기’ 앱이 있다. 시애틀 지역별 범죄율을 분석해 주변에 가장 안전한 주차 공간을 찾아주는 앱이다. 시애틀 센터의 한 연구원은 “클라우드 덕분에 이틀 만에 주요 기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시애틀=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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