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난에 버터도 ‘비상’…국산 버터 사라질 판

뉴시스

입력 2018-10-10 08:56 수정 2018-10-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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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한 원유(原乳) 수급난으로 버터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산 원유만으로 버터를 생산해온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수입산 버터를 도입해 국산 버터 대체에 나섰다.

10일 유업계와 식품산업통계정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버터시장에서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그동안 생산해 공급해온 국산 버터를 대체할 제품으로 올해부터 뉴질랜드산 앵커 버터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원유, 우유류 등에서 유지방분을 분리·발효해 만들며 유지방이 80% 이상인 제품으로 분류되는 ‘버터’의 경우 국내 유업계에서는 서울우유가 생산·판매해왔다. 다른 유업체들은 버터에 야자경화유 같은 식품첨가물을 가해 유지방 50% 이상으로 가공한 제품인 ‘가공버터’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우유가 수입산 제품을 판매하고 나선 것은 올해 여름 폭염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베이커리나 식품제조업체의 제품생산 원료로 많이 사용돼 B2B 유통 비중이 85%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전체 버터시장은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인해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1인당 연간 섭취량이 2013년 158g에서 지난해 223g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소매시장 규모도 2013년 145억원에서 지난해 189억원대로 늘었다.

그럼에도 오히려 원유 생산량은 2014년 이후 감소하면서 버터 생산량도 함께 줄고 있다. 더욱이 지난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해 원유 생산량에 차질이 빚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버터를 아예 만들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 국산 제품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버터(가공버터 제외)를 매달 100∼110t 가량 생산하는 서울우유의 경우 지난 6∼8월 사실상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대체할 물량으로 8t 정도의 수입제품을 시범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원유 생산이 여름에 줄어드는 탓에 지난해의 경우에도 7∼8월께 생산을 못했지만 올해는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수입산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 같은 국산 버터 부족현상 때문에 시장에서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우유 버터의 경우 홈베이킹 등에도 많이 사용돼 인기가 높지만 시중 판매가격이 오른데다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서울우유는 지난 5월 버터 가격을 9% 정도 인상해 450g짜리 제품 가격을 9400원에서 1만300원으로 올렸지만 시중에서는 이보다 웃돈에 거래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우유의 경우 이 같은 수급난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인 만큼 향후 판매 추이를 고려해 수입제품 판매 물량을 늘려나갈지를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앞으로 수입 버터에 대한 관세 혜택도 예상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올해에는 예년보다 긴 6∼8월에 원유 수급이 좋지 않아 거의 생산·판매를 못한 상황”이라며 “올해부터 뉴질랜드산 버터를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 버터 판매가격은 원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수입 버터의 경우 아직은 관세가 많이 있고 테스트하는 단계인 만큼 많이 수입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판매되는 상황을 봐서 물량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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