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규제혁신에 거세지는 진보진영 반발… 장하성-김동연 불화설 다시 꺼내 폭로도

한상준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18-08-10 03:00 수정 2018-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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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규제혁신 드라이브]박원석, 장하성 만남 암시하며
“대통령 말도 안듣고 조직적 저항”, 김동연 부총리 겨냥한 발언 소개
靑 “완전히 틀린 추측” 즉각 반박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진두지휘로 규제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가운데 진보 진영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9일에는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불화설을 겨냥한 폭로까지 나왔다.

청와대는 9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규제 혁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에 필수적인 개인정보 보호 규제 완화 준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규제 혁신의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진보 진영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청와대와 정부 내 갈등설이 있었다”며 “그 한 당사자를 얼마 전 어떤 자리에서 짧게 조우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바쁘시겠다’ ‘수고가 많으시다’는 인사말에 예상외의 답이 돌아와 조금은 놀랐다”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이 언급한 인물은 장 실장으로 추정된다.

박 전 의원은 “대화를 모두 복원할 순 없지만 기억에 남는 강한 워딩은 이런 것”이라며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 ‘자료도 안 내놓는다’, ‘조직적 저항에 들어간 것 같다’, ‘밖에 나가 인터넷 언론사라도 만들어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더러 행간이 보였던 그 갈등설이 꽤 심각한 상태까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요 며칠 사이 외화된(겉으로 드러난) 바로 보면 균형추가 이미 기운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부처들이 조직적 저항에 나서면서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을 친기업으로 옮겨놓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김 부총리의 삼성그룹 방문과 관련한 ‘구걸’ 논란 역시 청와대 참모들과 경제부처들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완전히 틀린 추측이다. 장 실장은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박 전 의원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일자리 창출 계획 발표와 함께 청와대가 규제 혁신 드라이브에 나선 가운데 진보 진영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정례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봉합 움직임을 보이자마자 다시 터져 나온 불화설로 결국 경제라인 재정비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길 것”이라며 “지능형 반도체와 뇌과학기술 등 미래 원천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혁신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자율주행차 등 8대 선도 사업과 플랫폼 경제에 5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올해 관련 예산인 3조 원에서 67% 증가한 수준이다. 김 부총리는 “하반기에 중요한 규제 몇 개가 풀리면 정부가 의지를 갖고 문제를 정면 돌파한다는 메시지가 시장에 나갈 것”이라며 “원격의료를 포함한 의료 부문 과제도 규제 완화 우선순위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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