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 날아간 드론 “딩동, 소포 왔어요”

신동진 기자

입력 2018-08-09 03:00 수정 2018-08-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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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드론 택배, 바다 이어 성공… 차로 30분 걸리던 일 10분만에 OK

8일 강원 영월군 별마로 천문대에서 우정사업본부 관계자가 2.3km 떨어진 영월우체국에서 온 배송용 드론에서 우편물을 꺼내고 있다. 영월=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우체국 택배 드론이 바다에 이어 숲을 갈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8일 강원 영월우체국에서 2.3km 떨어진 봉래산 정상까지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드론에 실린 박스에는 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 직원에게 배달되는 총 5kg의 소포와 등기가 담겼다.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의 우편물 수취 편의를 위해 시범운영 중인 드론 배송은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군 득량도에서 육지와 섬 사이 배송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오후 2시 영월우체국에서 출발한 드론은 고도 150m 상공으로 날아올라 해발 780m 봉래산 정상의 별마로 천문대까지 2.3km 구간을 오갔다. 집배원이 자동차로 배달하는 경우 9km의 굽이진 산악도로를 30분 이상 달려야 하지만 드론 배송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영월우체국에서 별마로 천문대까지는 월평균 105통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산간지역에서 드론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은 깊은 계곡이나 큰 나뭇가지 등 고려해야 할 지형지물이 많고 이에 따라 비행 고도도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평지보다 정교한 비행기술이 필요하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우편물 배송용 드론을 제작해 지난해부터 고흥과 영월의 산지에서 시험운용을 하며 안전성을 점검해 왔다. 이 드론은 20km 이내의 거리를 시속 30km로 날 수 있다. 한 번에 나를 수 있는 무게는 10kg 이내다.

해외 드론 배송 시장은 아직 절대 강자가 없는 태동기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아마존, 독일 DHL 등 글로벌 물류업체들이 시범운영과 안전성 실험을 병행 중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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