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BMW 운행정지 명령 검토”… 그 배경은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8-08-08 20:43 수정 2018-08-0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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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20d 화재로 불에 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와 바이패스
“주행 중 화재 위험이 있는 BMW 차종에 대한 운행정지 명령을 검토 중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 화성시 소재 자동차안전연구원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BMW 리콜 대상 차종 중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거나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된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 장관의 이번 발언은 앞서 국토부가 발표한 ‘운행자제 권고’ 수준을 넘어서는 강경조치다. 그동안 국토부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현행법 적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운행중지 조치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 발표 내용을 뒤집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날 국무회의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국토부 측의 안일한 대응을 질책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BMW 문제가 이런 식으로 매듭지어질 수는 없다”며 “국토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사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총리는 “법령 제약이 있더라도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운행정지 명령은 범죄에 사용될 수 있는 ‘대포차’나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 차종에 대해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 등이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운행정지 명령을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해당 조치 시행이 결정되면 국토부가 각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하고 차량 소유자에게 정비이행명령서를 발부하는 방식으로 운행중지 명령이 이뤄질 전망이다. 명령 대상은 이달 14일까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차종과 점검 후 화재위험이 확인된 차량이 포함된다. BMW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520d 등 42개 차종 총 10만6317대를 리콜 차종으로 분류하고 14일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7일까지 4만여 대가 점검을 마쳤고 약 3700대는 화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행정지 명령 집행의 경우 경찰 협조에 의한 단속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명령을 어긴 차량 소유자에 대한 법적 조치 적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행정지 명령이 발동되더라도 이를 어긴 운전자에게 형사처벌 등 법적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적다”며 “다만 차량 운행을 강행했다가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명령을 어긴 차주가 모든 법적 책임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토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BMW가 이번 화재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 회사가 이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판단되면 엄중 처벌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BMW는 잇따른 차량 화재원인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 결함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해당 결함 외에 소프트웨어 등 다른 부품의 결함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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