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증여 5년뒤 집 팔면 억대 세금 아껴

강성휘 기자

입력 2018-04-18 03:00 수정 2018-04-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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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3채 서울 거주 50대 양도세 절감 시뮬레이션



서울에 사는 김재현(가명·52) 씨는 집이 3채다. 6억 원에 사 지금은 10억 원이 된 A아파트와 4억 원에 매입해 현재 7억 원까지 오른 B아파트 등 서울에만 2채를 갖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도 4억 원짜리 C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다.

부러움을 살 만한 재현 씨의 ‘스펙’…. 하지만 재현 씨는 오히려 집 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달부터 다주택자가 서울 전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의 조정대상지역에 갖고 있는 집을 팔 경우 양도소득세가 추가로 붙기 때문이다. 기본 6∼42%인 양도세율이 2주택자의 경우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 늘어난다.

죽음만큼 피하기 힘든 게 세금이라지만 잘만 따져 보면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꿀팁’이 몇 가지 있다. 재현 씨를 위한 양도세 절세 꿀팁을 소개한다.


○ 양도차익 낮은 집부터 팔고 주택 수는 쪼개라

가장 간단한 방법은 파는 순서를 조정하는 것이다. 재현 씨가 지금 가진 집 3채를 모두 팔겠다고 할 경우, 양도차익이 적은 집부터 파는 게 이익이다. 3주택자인 상태에서 A아파트를 팔면 기본세율보다 20%포인트 높은 양도세율을 적용받지만 1주택자인 상태에서 A아파트를 팔면 기본세율로 양도세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재현 씨의 경우 양도차익이 적은 C, B, A 순서대로 팔면 반대 순서로 파는 것보다 8195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파는 시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양도세는 집을 거래할 때마다 내는 게 아니라 한 해 동안 생긴 양도차익을 모두 합산해 계산한다. 따라서 재현 씨의 경우 3년에 걸쳐 집을 파는 게 유리하다.

가족 간 증여를 통해 보유 주택 수를 쪼개는 것도 방법이다. 재현 씨가 A아파트를 부인에게 증여하면 부인의 취득가액은 재현 씨가 집을 산 금액(6억 원)이 아니라 현재 A아파트의 가격(10억 원)이 된다. 증여 5년 뒤 15억 원이 된 집을 팔 경우 재현 씨 부부의 실제 시세차익은 9억 원이지만 양도세를 따질 때는 5억 원으로 계산한다. 재현 씨가 A아파트를 부인에게 증여한 뒤 팔면 증여·취득세를 포함해도 총 1억5137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집값이 6억 원을 넘지 않으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돼 세금은 더욱 줄어든다. 단, 증여 뒤 5년 이내에 집을 팔 경우에는 재현 씨가 집을 가진 걸로 간주해 세금을 계산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장기임대주택 등록제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사실 정부가 재현 씨와 같은 다주택자에게 원하는 건 갖고 있는 집을 8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거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공시가격이 6억 원 이하인 수도권 주택에 한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임대 의무기간(4월 1일 이전 등록 시 5년, 이후로는 8년)을 채울 경우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 ‘당근’을 내놨다. 만약 재현 씨가 A아파트를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의무 임대기간인 8년을 채운 뒤 팔 경우, 그렇지 않은 때보다 세금을 1억8000만 원 가까이 아낄 수 있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은 “공시가격을 계산하는 시점은 임대주택 등록이 아닌, 실제 세입자를 들인 시점이 기준이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6억 원 언저리인 주택은 되도록 빨리 임대 개시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보유세 논의 등 향후 세금 제도 변동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절세 전략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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