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음식 알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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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26 03:00 수정 2018-0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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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위염에는 좋은 찹쌀, 혈당 올려 주의해야…

돌아오는 3월 2일은 음력으로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이다. 설날, 단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 5대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은 말 그대로 올해 첫(정월) 보름달이 뜨는 날이다. 이날은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오곡밥, 묵은 나물, 견과류를 먹었다.

보리, 쌀(찹쌀), 수수, 팥, 좁쌀 등의 곡물로 지은 오곡밥은 풍년의 상징이다. 찹쌀은 쌀보다 소화가 더 잘된다. 만성위염, 노인 환자에게 좋다. 팥은 사포닌이 풍부하고 칼륨 함량이 많아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 데 좋다. 박재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팥을 ‘적소두’라 하며 이뇨, 소염(염증 제거) 및 해열 효과가 있어 각기(비타민B 부족으로 나타나는 영양실조 증상), 소갈, 종기, 설사 등에 응용됐다”고 말했다. 그 밖에 수수, 차조 등은 당뇨병 환자와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섬유질과 칼륨이 풍부하다.

하지만 곡물마다에도 단점이 있으니 적절히 섞어 먹어야 한다. 이정주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파트장은 “찹쌀은 혈당을 쉽게 올리므로 당뇨병 환자는 주의하고 차조, 수수 등은 쌀보다 소화율이 낮아 만성위장염 환자 등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마른 나물은 생채보다 섬유소가 많다. 겨우내 떨어진 장운동력을 향상시켜 고혈압, 심장질환자,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다. 단, 당뇨병 환자나 비만인 사람에겐 기름대신 물을 이용해 데쳐서 양념에 무치는 조리법이 좋다. 이 파트장은 “만성위장염 환자는 잎이나 열매 나물 종류(피마자, 가지 등)를 선택하는 게 소화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호두나 땅콩, 잣, 은행 등을 나이만큼 깨먹는 ‘부럼 깨기’는 과거 잘 먹지 못하던 시절 기름지고 영양가 있는 견과류를 먹으며 한 해 동안 부스럼을 앓지 않고 이가 튼튼해지길 비는 의미였다. 실제 견과류는 열량이 높고 각종 영양분을 함유한 보고다. 땅콩과 잣에는 비타민E와 폴리페놀이 풍부해 심혈관질환 예방과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은행엔 비타민A와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박 교수는 “한의학에서 ‘백과’라 부르는 은행은 기관지를 좋게 해 천식, 기침, 가래를 치료하며 소변이 잦거나 탁한 것을 다스리며 술독도 풀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량이 높아 중성지방이 많거나 비만인 사람은 적당히 먹어야 한다. 또 은행의 경우 청산 배당체가 많아 과잉 섭취하면 소화불량이나 구토가 발생한다. 씨눈을 제거하고 먹거나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독성이 줄어든다.

이 밖에 오곡밥에 섞어 먹는 검은콩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인다. 한의학적으로는 오장을 보강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난소화성 섬유소가 많아 장염 환자 등은 과잉 섭취를 피해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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