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이익만 22조원… 4대銀 그들만의 ‘실적 잔치’

황태호기자

입력 2018-02-12 03:00 수정 2018-02-1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금리 상승기에 예대마진 급증… 작년 순이익 7조5000억 35%↑
대규모 성과급-배당에 ‘펑펑’… 잇단 희망퇴직으로 고용은 줄여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7조5000억 원을 올려 사상 최대의 ‘실적 잔치’를 벌였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이 크게 늘면서 이자 이익으로만 22조 원 넘게 벌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2017년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총 7조5025억 원으로 전년(5조5386억 원)보다 3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신한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이 크게 늘면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둔 덕분이다. 4개 은행의 순이자이익은 22조4770억 원으로 2016년보다 10.9%(2조2060억 원) 늘어났다.

특히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는 많이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찔끔’ 오르면서 예대금리 차가 크게 벌어진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시중은행의 예금 및 대출의 평균 금리는 각각 1.18%, 3.48%로, 예대금리 차는 2.30%포인트(잔액 기준)로 벌어졌다. 2011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일제히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NIM은 1.71%로 1년 만에 0.13%포인트 급등했다. 하나은행도 1.53%로 같은 기간 0.15%포인트 개선됐고 신한은행(1.58%), 우리은행(1.47%)도 각각 0.09%포인트, 0.06%포인트 올랐다.

이를 두고 은행들이 여전히 손쉬운 이자 수익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 들어서도 은행 대출금리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12일부터 적용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간 고정, 이후 변동금리)를 연 3.81∼5.01%로 고시했다. 지난해 말(3.61∼4.81%)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도 각각 3.664∼4.88%의 금리를 12일부터 적용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대규모 성과급과 배당금을 지급한 반면 희망퇴직을 통해 고용 규모는 줄이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국민, 하나, 우리은행은 지난해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주가에 연동해 성과급을 받는 임원들의 경우 지난해 금융사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억대의 성과급을 챙겨 간 것으로 추산된다.

또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각각 54%, 56.3% 늘렸다. 하지만 4개 은행에서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약 2400명이 희망퇴직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