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급 조직’으로 축소된 LG화학 전지부문…위기감 커져

뉴스1

입력 2017-12-06 16:08:00 수정 2017-12-06 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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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범 사장, 보직해임…김종현 부사장이 전지부문장 선임
실적악화에 부문간 갈등·인력유출 등 안팎으로 위기감 높아져


충북 청원군 소재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검사하고 있다.© News1

LG화학이 기존 전지사업본부장을 맡던 이웅범 사장을 보직 해임하고 김종현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배터리사업이 LG화학의 핵심성장동력으로 평가받지만 장기간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전지부문이 부사장급 조직으로 축소돼, 조직 내 위상 저하 등 사업전반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6일 LG화학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단행한 2018년 임원승진 인사에서 전지사업본부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인 김종현 부사장이 전지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16년 LG이노텍 대표이사(사장)에서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긴 이웅범 사장은 2년만에 배터리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이 사장이 향후 다른 계열사 혹은 사업부서로 이동할지 회사를 완전히 떠나게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추가 인사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이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으로 보인다. 전지사업본부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소형전지,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중대형전지 등을 주요사업 부문이다.

이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5년에 LG화학 전지부문은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649억원 대비 대폭 실적이 추락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웅범 사장은 취임 첫 해 오히려 4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전지사업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는 사드 이슈로 중국공장의 가동률이 10% 아래로 추락하고 원재료값 폭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등 악재도 겹쳤다. 지난 2분기에 간신히 적자행진을 끊었지만 단기적으론 실적을 대폭 향상시킬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임의 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할 수 있지만 모든 걸 차치하고라도 실적이 좋았다면 유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해임으로 전지부문이 ‘부사장급 조직’으로 축소되면서 회사 내에서 위상 약화는 물론 투자 우선순위 등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화학은 그동안 연구개발비의 약 40%를 배터리에 쏟아 부으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지부문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폴란드)은 물론 중국에 까지 생산기지를 건설 하는 등 설비 투자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대대적인 투자가 이어졌음에도 석유화학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배터리가 까먹는 구조는 변함이 없다. 전기차 시대가 앞당겨지고 기술력에선 세계 1위를 자부하는 LG화학이지만 중국업체들이 급격하게 부상하는 등 향후 경쟁에서 승리하리란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투자를 해야하나’라는 회사 내부의 불만도 높아가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은 사상최초로 영업이익이 롯데케미칼에 뒤처졌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화학업계 1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롯데케미칼이 화학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몸집을 불려왔지만 LG화학은 전지부문에 집중하느라 화학사업에 적기 투자를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지부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 역시 꺾이고 있다. 적자사업에 몸담고 있다 보니 통 큰 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들다. 실적호조에 주축인 기초소재부문의 직원들을 중심으로 보너스가 지급되다보니 이들에 비해 전지부문 직원들의 연봉은 30~40%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봉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보니 경쟁사로 인력 유출도 상당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최근엔 중국에서 대규모로 인력을 빼가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대리·과장급에도 1억원 이상을 더 줘가며 스카우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예상보다 사업 성장 속도가 늦어 내부적으로 불만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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