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절제의 경제학…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입력 2017-12-06 03:00 수정 2017-12-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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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통제나 절제는 보통 나쁜 습관을 버리고 유혹을 뿌리치며 충동적 행동을 억누르는 능력으로 묘사된다. 어린 시절의 절제는 청소년기, 청년기, 성년기, 장년기에 걸쳐 긍정적인 사회적 특성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 결과 밝혀졌다. 대표적 예로 1972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을 꼽을 수 있다.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은 작은 과자 하나가 놓인 책상으로 안내된 후 “지금 과자를 먹어도 좋아요. 하지만 15분을 기다리면 지금 책상에 놓인 과자보다 더 많은 과자를 먹을 수 있어요”라는 설명을 듣고 책상 위의 과자와 함께 홀로 남겨졌다. 그 결과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의 67%가 당장 책상 위에 있는 맛있는 과자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해 더 많은 과자를 먹는 데 실패했다.

이후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의 삶을 50년 이상 추적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 유혹을 물리쳤던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점수, 교육성취도, 자존감, 스트레스 해소 능력 등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자기통제 능력이 미래의 학업 능력을 예측하는 데 탁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자기통제 능력과 재무행위의 관계는 어떨까.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팀이 최근 스웨덴 국민 2063명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형태의 실험을 실시한 결과, 자기통제 능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저축 성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절제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공과금을 적시에 납부하고 매달 신용카드 사용료를 정산하며 분별 있는 소비와 함께 은퇴 후 대비를 착실히 하는 등 자기통제 능력이 약한 사람들보다 훨씬 건전한 재무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이 되는 말은 쓰고, 독이 되는 말은 달다는 말이 있다. 도움이 되는 말은 듣기도 싫을 뿐만 아니라 실천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뜻이다. 위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쓰고 귀찮은 자기통제는 달콤하고 활기찬 미래를 여는 단초 역할을 할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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