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 논란 딛고 스크린으로 돌아온 설리

동아경제

입력 2017-06-17 13:00:00 수정 2017-06-1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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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CJ E&M ]

“지금은 멜로연기가 정말 하고 싶어요”

누군가는 설리를 두고 ‘국내 연예계의 전무후무한 캐릭터’라고 말한다. 이 말에 동의한다. 또 ‘인생은 설리처럼’이라는 말도 있다. 이 말에도 공감한다. 연예인의 수많은 존재 이유에서 단연 압도적인 것을 하나 꼽자면 바로 스타성이 아닐까. 이를 근거로 설리는 현재 한국에서 제법 유명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방송이나 작품활동이 거의 없다시피 하던 최근 3년 동안에도 설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들은 뉴스 타임라인을 통해 끊임없이 공유됐다. 사진 속 설리의 표정이나 몸짓에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매력이 가장 완벽하게 빛을 발하는지를 안다는, 모종의 도발적 자신감이 묻어난다.


“제가 예쁜 건 저도 알아요”

생크림을 입안 가득 머금은 사진이나 살을 훤히 드러낸 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 있는 사진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사진에서의 모습일 뿐, 실제로 설리가 섹슈얼리티의 뉘앙스를 의도했는지는 당사자만 알 것이다. 하지만 그 덕에 유난히 연예인에게 도덕적 기대치가 엄격한 한국에서 그는 툭하면 ‘도마 위 생선’이 됐다. 우리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전 설리는 또 다른 사진을 올렸다. 마치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다고 항변하는 것처럼. 그것만이 현재의 자신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듯이.

설리는 2년 전 여름 걸그룹 에프엑스(f(x))를 떠났다. 가수활동 중에도 태도 논란 등에 휩싸이며 종종 화제의 중심에 섰던 터라 설리의 탈퇴는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곧바로 배우로 전향했다.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의 아역배우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니,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연기를 시작한 지 12년, 그사이 가수활동을 6년간 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더욱 뚜렷하게 각인된 이미지는 배우도 가수도 아닌, ‘인스타그램 설리’다. 설리는 연예인이라면 응당 숨기고 싶어 하는 모습까지 SNS를 통해 거침없이 보여준다. 하얀 허벅지를 드러낸 채 몽롱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한다던지, 떠들썩하게 공개 연애를 한 남자친구 최자와 침대에서 찍은 ‘셀카’를 공개하는 식이다. 회색 저지 소재의 트레이닝복에 감춰진 노브라 사진도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사진가로서는 드물게 팬덤과 안티를 동시에 거느린 ‘문제적 포토그래퍼’ 로타와 작업 또한 많은 뒷말을 남겼다. 그 와중에 복숭아 빛이 말갛게 감도는 얼굴 사진에는 자기애가 듬뿍 묻어난다. ‘예쁘다’는 단어는 단순히 설리를 설명하는 말을 넘어 그의 자아에 큰 영향을 끼친 말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제가 예쁘다는 것을 알았어요. 한번은 일기에 ‘나도 내가 예쁘지만 사람들이 왜 나를 예뻐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보다 예쁜 사람이 아주 많은데 왜 나만 귀여워하고 예뻐할까’라는 고민을 적은 적도 있죠(웃음). 예쁘다는 말은 수없이 들어도 좋아요. 제 앞에 있는 사람이 저를 예쁘다고 생각하는지는 말해주지 않는 이상 모르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한테 예쁘다고 말해주면 이 사람도 내가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나아져요. 간혹 ‘예쁘다는 말 지겹죠’라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그럼 저는 속으로 ‘아니요. 그건 당신한테 들었을 때랑은 다르죠’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설리가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스스로가 가장 예뻐 보일 때는 “거울 보면서 화장하거나 혼잣말할 때. 춤출 때도 예뻐 보인다. 그럴 때 내 모습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 그러니까 자유로운 상태가 예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평소에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잘 보지 않는 성격이고 얼굴을 찡그리면 못나 보일 것 같아 화도 잘 내지 않는다. 3월 초 오랜 연인이던 최자와 결별한 사실이 알려지고, 다시 두 달 만에 브랜드디렉터 김민준과 열애를 인정하기도 했다. 젊은 남녀가 사랑하고 연애하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또 있나 싶지만, 설리이기에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영화 ‘리얼’로 3년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설리. [사진 제공·CJ E&M ]


수위 높은 노출신에 관심 집중

아름다움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대중의 따가운 시선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던 설리가 영화 ‘리얼’의 개봉을 앞두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프엑스에서 탈퇴한 후 연기자로서 첫 작품활동이다. 설리의 인스타그램에 모든 시선이 쏠린 사이, 정작 그는 평온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다른 이들과 어울려 춤 레슨도 받았다. 반려묘 3마리를 키우면서 “전에 몰랐던 행복과 성장에 대해 배우고 있다”는 근황도 흥미롭다. 6월 말 개봉하는 영화 ‘리얼’도 1년 전 촬영을 마무리했으니 그사이 그 나름 작품활동을 한 셈이다.

영화 ‘패션왕’과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이후 3년 만이다.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 카지노를 둘러싼 암투와 음모를 그린 영화로 김수현과 성동일, 이성민 등이 출연한다. 영화에서 설리는 주인공 장태영(김수현 분)의 치료를 전담하는 재활치료사 송유화 역을 맡았다.

“연기를 위해 실제로 병원에 가서 재활치료사분들이 어떻게 환자를 치료하고 움직이는지 공부했어요. 촬영 기간에는 거의 매일 병원에 간 것 같아요. 오랜만에 하는 연기라 많이 걱정됐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특히 수현 오빠의 장난 덕에 긴장을 많이 풀 수 있었죠.”

이번 작품에서 설리는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수위 높은 노출 연기에 도전했다. 노출이 곧 연기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연예인보다 원색적인 반응에 시달려온 터라 더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리얼’은 액션 누아르인데, 사실 저는 로맨스 장르를 더 좋아해요(웃음). 인물의 심리가 치밀하게 묘사된 영화도 좋고요. 지금은 멜로영화를 무척 찍고 싶어요. 제 나이에 딱 맞는 로맨틱 코미디도 좋을 것 같고요.”

설리는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면 그게 일이든 사랑이든 뭐든, 전력으로 내달린다. “안녕하세요. 연기자 최진리(설리의 본명)입니다.” 얼마 전 영화 쇼케이스 현장에서 설리가 오랜만에 대중에게 던진 첫 인사말이다. 그의 말처럼 ‘예쁜 연예인’을 넘어 진짜 배우라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은향 자유기고가 woocuma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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