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용산역세권 개발, 구역별로 재추진”

서형석기자 , 김재영기자

입력 2017-05-23 03:00 수정 2017-05-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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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타당성 조사결과 市에 제출

《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리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3년 좌초됐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다시 시동을 건다. 용산전자상가와 연계해 창업 연구개발(R&D) 중심지를 조성하고, 랜드마크가 될 초고층 빌딩 신축도 다시 추진한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최근 ‘용산역세권 개발 기본 구상 및 사업 타당성 등 조사’ 결과를 시에 제출했다. 국제업무지구 예정지였던 옛 용산차량기지(44만 m²) 개발을 위해 코레일이 새로 진행한 용역 결과다. 당초 2007년 개발계획은 이촌2동(서부이촌동)을 포함해 56만 m² 규모였으나 이번에는 차량기지만 다뤘다. 》



눈에 띄는 건 사업방식 변화다. 민간의 대규모 통합개발 대신 분리개발과 위험 공유 방식에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2013년 사업 무산은 금융위기 후폭풍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31조 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조달하지 못해서다. 서부이촌동 주민의 반대도 컸다. 하지만 개발 가능 구역을 분리해 추진하거나 코레일이 일부를 분담한다면 민간 사업자의 실패 위험을 덜 수 있다.


○ 랜드마크 빌딩 추진…용산 개발 재시동

기능적으로는 근처 용산전자상가와 연계한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 역할이 새로 반영됐다. 낙후한 용산전자상가의 도시재생사업에 발맞춰 벤처와 창업 R&D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 높이(621m)로 계획됐던 랜드마크 빌딩(트리플 원)은 용산역 서북쪽으로 옮겨 재추진한다.

용산역은 거점 환승지가 된다. 전자상가와 마주 보는 서쪽에 버스터미널을 설치해 버스와 철도의 환승이 편리하도록 했다. 역 지하에는 고속철도(K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선(송도∼마석), 서울 지하철 4호선, 신분당선 등이 모이는 통합역사가 들어선다. 현재 서울역으로만 가는 인천국제공항철도는 공덕역에서 용산역 지하로 새 선로를 놓는다. 여의도∼용산∼이태원 모노레일, 업무지구를 순환하는 3km 길이의 트램도 새로 담겼다.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가 모델이다.

코레일은 서울시의 용산 종합개발계획인 ‘용산 광역중심 미래비전’ 수립을 위해 이번 조사 결과를 시에 제출했다. 올 3월 출범한 ‘용산 광역중심 미래비전 포럼’이 코레일 계획과 용산구 지구단위계획을 포괄해 연말 최종계획(마스터플랜)을 내놓을 예정이다.


○ 용산공원-국제업무지구 재추진 겹호재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008년 금융위기 발생 후 자금 조달 과정에 문제가 생겨 5년여의 진통을 겪은 뒤 2013년 최종 무산됐다. 이후 한동안 침체를 겪던 용산 부동산 시장은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 데다 연내 주한미군 기지 이전이 시작되면서 용산공원 조성 논의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재추진되면 지역 부동산 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제업무지구 개발 시행사와 법적 다툼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행사와 코레일은 사업 무산 후 토지 반환 등을 두고 소송 중이다. 1심에서는 코레일이 승소했다. 미래비전 포럼 좌장인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업무지구 내부 동선과 한강 접근성, 서부이촌동 등 코레일이 고민하지 못한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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