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자동차’ 현실로

이세형기자

입력 2017-04-26 03:00 수정 2017-04-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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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래리 페이지 1130억원 투자… ‘플라잉 카’ 시제품 5분간 비행 성공
연말께 일반인 상대 시범 운행… 일각선 “안전성 검증안돼” 지적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설립한 ‘X랩’의 투자를 받은 한 스타트업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 카·Flying Car)’를 개발해 공개했다.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인 ‘키티호크’가 최근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호수에서 플라잉 카인 ‘플라이어(모델명·Flyer)’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페이지가 개발비로 1억 달러(약 1130억 원)를 투자한 플라이어는 8개의 소형 프로펠러와 조이스틱 같은 조종간을 갖췄고, 수직 이착륙과 공중에 뜬 상태에서 앞뒤로 이동하는 게 가능하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아나킨과 루크 스카이워커가 행성에서 타고 다닌 소형 비행기기와 닮은 모습이다.

키티호크의 우주항공 엔지니어 캐머런 로버트슨은 약 5분간 플라이어를 호숫가에서 호수 안쪽으로 20∼30야드(약 18.3∼27.4m) 떨어진 위치에서, 수면으로부터는 15피트(약 4.6m) 높이로 비행한 뒤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키티호크는 플라이어의 대량생산 시기와 가격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플라이어를 조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100달러(약 11만3000원)를 낼 경우 연말 시범 운행에 참여할 기회를 줄 예정이다. 또 시범 운행 참여자들이 실제 제품을 구입할 때 2000달러(약 226만 원)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기술 연구와 투자에 적극적인 구글이 지원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플라잉 카를 개발한 것을 계기로 해당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만 플라이어와 비슷한 제품을 개발 중인 회사가 6개다. 글로벌 기업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보잉과 함께 세계 상업용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프랑스의 에어버스도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지난달 열린 스위스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기업인 ‘이항’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와 함께 올해 7월경 자율비행 택시의 시험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버 역시 비행 택시에 대한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플라잉 카 개발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관련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의 존 레너드 기계분야 연구원은 “실리콘밸리는 똑똑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들이 항상 물리학의 법칙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아니다”라며 “중력은 (플라잉 카의) 가공할 만한 적”이라고 말했다. 항공교통 제어 시스템의 재정비와 소음 역시 ‘플라잉 카 시대’에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로 꼽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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