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인공 여성생식기관 ‘이바타’ 개발

조은아 기자

입력 2017-03-30 03:00 수정 2017-03-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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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스웨스턴대 연구팀 발명
자궁절제술 인간조직 이용해 제작… 자궁질환 치료제-피임약 실험 활용



미국 노스웨스턴대 산부인과 전문의 테리사 우드러프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여성의 인공 생식기관인 ‘여성 생식 시스템 온 어 칩(female reproductive system on a chip)’ 발명에 성공했다고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온라인판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브(Eve)’와 ‘아바타(avatar)’의 합성어인 ‘이바타(Evatar)’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직사각형 상자 형태로 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다. 이 안에 나팔관, 자궁, 자궁경부, 난소, 간 등 살아있는 조직이 개별적으로 담긴 작은 방들이 있다. 실제 인간의 나팔관, 자궁경부, 간 조직을 썼다. 난소는 건강한 여성에서는 절제되는 경우가 드물어 쥐의 조직을 썼다. 각 방은 가는 튜브로 연결돼 있는데, 튜브를 따라 혈액 역할을 하는 액체가 흐른다. 이 액체에 주사로 호르몬을 주입하면 각 기관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으로 28일간의 여성의 생식 과정을 시험했다. 먼저 난포자극 호르몬을 이바타에 주입하자 난소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만들었다. 14일이 지난 뒤 황체형성 호르몬을 넣자 난자가 난소에서 나와 생식주기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난소에서 빠져나온 난자들은 첫 번째 방인 난소방(ovary chamber)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나팔관 조직으로 만든 두 번째 방에선 섬모체라는 털 구조가 마치 난자가 방 안에 들어와 있는 듯 난자를 자궁으로 밀어내는 듯이 움직였다. 인간 자궁과 자궁경부 조직으로 이뤄진 세 번째 방과 네 번째 방은 각각 호르몬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용체를 만들었다. 간 조직으로 만든 다섯 번째 방은 이바타와 연결돼 있다.

이바타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불임 등의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제와 피임약을 실험하는 데 활용된다.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들의 줄기세포로 개인별 인공 생식기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음경과 고환으로 구성된 남성의 인공 생식 시스템 ‘듀드큐브(DudeCube)’도 제작할 계획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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