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중형차 비켜” 잘나가는 준대형 세단 ‘국민차’ 자리 넘본다

김도형 기자

입력 2017-02-22 03:00 수정 2017-0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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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형차 판매 중형차 앞질러

새해 준대형 세단 돌풍이 심상치 않다. 다채로운 차종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국민차’는 그동안 쏘나타로 대표되는 중형 세단의 몫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랜저 같은 준대형 세단의 판매량이 중형 승용차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 준대형 승용차가 ‘국민차’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산업협회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1만5242대로 집계됐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등 중형 세단 판매량은 1만3429대에 그쳤다. 준대형이 중형보다 1813대나 더 팔린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2만5062대를 기록해 중형 세단 2만1875대를 3000대 이상 앞섰다. 두 달 연속으로 준대형이 중형보다 더 많이 팔렸다.

쏘나타와 K5, SM6, 말리부 등 완성차 업체의 대표 차량이 포진한 중형 승용차는 그간 차급별 판매량에서 수위를 달려 왔다. 2015년 중형 세단 판매량은 20만9348대로 준대형 세단 판매량 13만5572대와 준중형 세단 판매량 17만8946대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역시 한 해 전체를 놓고 보면 중형 세단은 국내에서 22만8632대가 팔리며 준대형 세단(14만5665대)과 준중형 세단(16만3974대)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현대차 ‘그랜저IG’


이런 상황을 뒤집은 준대형의 약진은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와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이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효과가 크다. 신형 그랜저는 본격 판매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1만7247대가 팔렸고 지난달에도 1만586대가 팔리며 두 달 연속 월간 판매 1만 대를 넘겼다. 신형 K7은 지난해 1월 말 출시 직후인 2월 한 달에만 6046대가 팔리면서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고 12월에도 6163대가 팔리는 등 인기를 꾸준히 유지했다.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걸쳐 89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차 ‘K7’


그사이 중형 세단 판매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7257대가 팔린 쏘나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3997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줄었다. 쏘나타의 월 판매량이 4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200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SM6와 K5의 판매량도 각기 3529대와 2004대로 전월 대비 40% 이상 줄었고 3564대가 판매된 한국GM의 말리부 역시 전달보다 14% 이상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 ‘임팔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형 그랜저가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장치와 경쟁력 있는 가격을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그랜저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지능형 기술패키지인 ‘현대 스마트 센스’가 현대차 최초로 장착됐다. 지난해 SM6 돌풍이 보여준 것처럼 준대형과 중형의 뚜렷한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급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적절히 조화시킨 차량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민차 자리를 지키기 위한 중형 세단의 반격도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대차는 중형 세단 대표 모델인 쏘나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당초 7월에서 3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사실상 완전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캐스케이딩 그릴이 적용되는 등 외관 디자인이 대폭 바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출시된 LF쏘나타는 그전 세대인 YF쏘나타와 달리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연간 판매 10만 대를 넘어본 적이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구매를 미룬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중형 세단 판매 위축의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3월 이후 국민차 자리를 되찾는 중형 세단의 약진이 본격화될 수 있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신형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워낙 큰 힘을 발휘했다”며 “부분변경되는 쏘나타 등이 준대형을 넘보는 각종 편의장치들을 채택하면 준대형과 중형의 경쟁이 새롭게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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