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의 굴욕…감정가 10% 미만 ‘헐값’ 경매 속출

뉴시스

입력 2017-01-10 06:10:00 수정 2017-01-10 06: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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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감정가의 10%도 안 되는 헐값에 낙찰된 경매 물건 상당수가 상업시설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경매시장에서는 68개에 달하는 매물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10% 미만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이들은 평균 10.2회 유찰된 끝에 낙찰됐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경매 물건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 '악성 물건' 역시 많이 감소했다. 지난 2013년 237건, 2014년 237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 낙찰가율을 자랑했던 것으로 볼 때 저가에 낙찰된 매물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런 악성 물건 대다수가 상가다. 무려 42건이다.

지난해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 1층 상가는 경매에서 감정가(3억4000만원)의 10%도 안 되는 3000만원에 낙찰됐다. 8차례 유찰되면서 낙찰가율 13%대에 팔렸으나 낙찰자가 경매 보증금까지 포기하면서까지 최종 매입을 포기했다. 이에 다시 경매에 부쳐졌으나 3차례 유찰돼 결국 11번째에 낙찰가율 10% 미만 가격으로 팔렸다.

특히 감정가 5% 이하에 낙찰된 '초악성 매물'을 살펴보니 더 심각했다. 13건 중 10건이 상가였다.

인천 남구 용현동 청솔프라자 상가는 감정가가 29억7700만원에 달했으나 11차례 유찰된 끝에 감정가의 약 2.4%에 달하는 7242만원에 판매됐다.

가장 많이 유찰(18회)된 매물 역시 아파트 상가였다.

광주 동구 계림동 금호 계림 아파트 상가는 18차례 유찰된 뒤 감정가(6100만원)의 2%도 안 되는 151만원에 낙찰됐다.

상가의 굴욕은 지난해 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2015년 낙찰된 악성 물건 역시 대다수가 상가였다. 특히 상권이 침체하거나 사실상 문을 닫은 쇼핑몰에서 한 번에 우르르 경매에 나왔고 이들 대다수가 감정가의 10%도 안 되는 가격에 낙찰됐다

2015년에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상가 11개가 한꺼번에 경매시장에 나와 각각 낙찰가율 4~10% 수준에 팔렸다.

경기 부천시 상동 뉴코아백화점 1~4층에 자리한 상가 13개가 각각 감정가의 3~9%대에 낙찰되기도 했다.

부산 사상구 괘법동 르네시떼는 1~5층에서 무려 132개 상가가 한 번에 경매에 나와 모두 10% 미만 가격에 팔렸다.

지난 2014년에는 무려 감정가의 1%에 불과한 가격에 낙찰된 상가도 있었다.

경기 부천시 상동 뉴코아 중동 백화점 2층 상가는 면적이 1평 남짓한 2.9㎡에 불과해 감정가가 1900만원으로 저렴했지만 그나마도 13차례 유찰되면서 21만2000원에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상업시설은 상권이나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상권이 죽으면 앞으로 장사가 잘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상권이 죽은 매물은 최저가가 떨어져도 쉽게 응찰하지 않아 계속 유찰되곤 한다"고 말했다.

낙찰되더라도 상권이 다시 살아나지 않으면 또다시 경매에 나와 악성 매물로 전락할 수 있다.

경기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토지나 주택 중 감정가의 10% 미만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제 지난해 경매시장 악성 매물 중 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은 모두 5건, 토지는 2건에 그쳤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상업시설의 경우 일대 상권이 침체하면서 장기간 영업이 안되거나 상가건물 자체가 아예 문을 닫는 경우가 있다"며 "한 상권이나 상가건물에서 한 번에 여러 매물이 경매에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매물은 미납 관리비가 상당한데 경매 낙찰자가 이를 떠안게 된다"며 "최저가가 저렴하다고 덥석 낙찰받기보다 향후 상권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는지 등도 꼼꼼히 따져 응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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