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룡 기자의 현장通]부동산 시장 한파(寒波) 경보…2007년 재현 되나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12-09 08:02 수정 2017-03-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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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직격탄
-연이은 규제에 분양시장 위축 우려…분양권 전매시장 동반 위축 가능성↑
-2017년 38만2741가구 입주…역대 최고였던 2008년 보다 20%↑
-전셋값은 안정세


“국정 혼란 속에 11·3 대책 여파와 미국발 금리인상, 대출규제, 공급과잉,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거듭된 악재 및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불안감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06년,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고 2007년부터 수년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10년 전과 비슷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주택산업연구원 권성문 책임연구원은 이같이 대답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성문 책임연구원
잇따른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이 차분해지는 모습이다. 미국발 금리인상 기조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대출 심사 강화, 보금자리론 조건 강화, DSR(총체적 상환능력평가) 도입에 따른 투자 여력 감소로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심리도 잔뜩 움츠려 들었다.
강남4구 재건축 매매 월간 변동율 (자료:부동산114)
직격탄을 맞은 강남 재건축은 11·3 대책 이후 실거래가가 1억 원 이상 떨어진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하락이 불가피 해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마지막주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대비 0.16% 하락했고 Δ강동구(-0.4%) Δ서초구(-0.1%) Δ송파구(-1.13%)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집값 상승세자 둔화되자 끝 모르게 치솟던 전셋값도 안정되고 있다. 매매가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을 올리기 어려워 졌고, 세입자들도 기존 전셋집에 계속 머물면서 전세 거래량이 줄었기 때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66만4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매매, 전셋값 주간 변동율(자료:부동산114)
집값·전셋값 안정 또는 하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물량의 아파트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입주량이 늘면 분양권 투자 집주인들의 전세 물량이 쏟아져, 전셋값 및 인근 집값 하락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629단지, 38만2741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입주량을 기록했던 지난 2008년(32만336가구) 보다도 19.4% 늘어난 물량이고, 올해(28만8568가구) 보다는 32.6%(9만4173가구) 증가한 수치다.
2017년 전국 입주물량(자료:닥터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최근 2년 사이 부동산 시장 호황과 맞물려 웃돈이 형성된 곳이 많았지만, 내년에는 입주량 증가에 따른 프리미엄 하락이 예상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내년에는 잔금대출 규제 시행, 분양승인 강화 등의 이유로, 분양가가 보수적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양→웃돈→분양가상승→분양’과 같은 순환이 어렵게 된다”며 “당장 내년 초 입주예정 단지들의 큰 영향이 없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입주물량 증가와 맞물리면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곳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11.3대책과 DSR 대출심사 강화, 금리인상 압박, 입주물량 증가 등 부동산 악재들이 수면위로 오르면서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가수요가 줄어든 분양시장은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되며 거품이 빠지는 모습이며, 전세시장은 입주물량 증가와 내 집 마련에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정 국면에 진입해 내년 재계약 비용이 올해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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