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삐 늦출 때 아니다

이미지 기자 , 박성민 기자 ,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3-10 03:00 수정 2020-03-10 14:1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신규환자 발생 나흘째 줄어 165명
정세균 총리 “변곡점 희망” 낙관적 전망
전문가들 “위험요인 여전히 많은데 거리두기 느슨해져 방역 구멍 우려”


음압병실 한 곳도 빈틈없이…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상황실에서 의료진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음압병실을 살펴보고 있다. 이 병원 의료진은 119개 음압병실을 24시간 지켜보다 문제가 생기면 즉각 조치에 나서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7478명. 9일까지 발생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다. 전날보다 165명 늘었다. 지난달 25일(144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다. 신규 환자 발생은 나흘째 줄고 있다. 일일 증가 폭으로 최대였던 이달 3일 신규 환자(851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의 감소세 여파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환자는 국내 환자의 90% 이상. 이 지역의 하루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 816명을 정점으로 조금씩 하락해 8일 216명을 기록했다. 환자가 집중된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서다.

정부와 정치권에선 조금씩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대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하루 500명 넘게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감소했다. 조심스럽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국민 모두 힘을 내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이 일단 주춤해졌다. 코로나 전쟁에서 우리는 곧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직 국내 상황을 보면 위험 요인이 많아서다. 서울 환자의 34.6%(45명)는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깜깜이’다. 은평성모병원(14명), 성동구 주상복합건물(13명)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지만 아직 최초 전파자를 찾지 못했다. 울산과 강원, 대전에서도 환자 절반가량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은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규 환자 발생 추이를 볼 때 집단 감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칫 지역사회 의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병원 내 감염도 문제다.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 관련 환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접촉자는 517명에 달해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도 9일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에서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한 국가는 53개국이다. 전 세계 환자는 이미 11만 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정과 사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막연한 낙관론을 꺼내면 방역망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박성민·김지현 기자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