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에 채용면접도 중단…기업들 ‘연쇄 셧다운’ 공포 확산

임현석기자 , 유근형기자

입력 2020-02-24 18:23 수정 2020-02-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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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내 사업장의 연쇄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일부라도 시설 폐쇄가 불가피해 각 기업마다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면접 채용 일정까지 취소하는 등 경계 수준을 일제히 높였다. 중국과 연관된 일부 산업뿐 아니라 국내 전 산업에 걸친 전 사업장으로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 잇따르는 셧다운 위기감

24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인천 캠퍼스 연구동을 22~24일 3일 간 일시 폐쇄하고 임직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의 딸(4)이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해당 직원은 최근 대구에 거주하는 가족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해당 직원이 22일 가족의 코로나 확진을 알려와 사업장 내 감염을 막기 위해 감염병 대응 수위를 높였다”고 밝혔다. LG는 얼마 전부터 사업장 간 임직원 출장 자제를 권고했다가 이번에 아예 금지하는 것으로 경계태세를 높였다. 모든 사업장에선 외부 방문객 출입도 금지했다.

현대자동차도 부서별로 진행되던 채용 면접 일정을 24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이날 울산공장 근로자 6명이 신천지교회 등과 관련해 자가 격리 대상이 되자 울산공장 모든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하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비상 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동조합도 담화문을 내고 확산 예방을 위해 사측과 함께 대책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노조도 코로나19 사태에 노사문제를 미뤄두겠다는 의미로 중앙노동위에 내려던 임금 및 단체협약 조정 신청을 취하했다.

삼성은 전 계열사의 임산부 직원 재택 근무를 결정하고 세부 지침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24일 오전까지 해당 사업장 전체를 일시 폐쇄했다. 24일 오후부터 해당 사업장은 정상 가동됐으나 확진자 근무층은 25일까지 폐쇄한다.


● “외부접촉 피하라”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한 후 첫 근무일인 이날 상당수 기업들은 비상 방역 체계를 가동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회원사에 출퇴근시차제, 재택근무, 원격회의를 권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을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했다. 다른 기업과 출퇴근 시간을 달리해 대중교통 등 다중시설 이용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GS그룹은 외부인의 사무실 출입을 제한하는 한편, 직원들간 동선이 겹치는 것도 최소화하기 위해 그룹사 내 회사별 구내식당 이용시간도 나누기로 했다.

외국계나 정보기술(IT) 기업은 재택근무 실시를 확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지사는 24일부터 약 일주일가량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력들을 재택근무 시키기로 했다. 19일부터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외국계 제약회사 A기업의 임원은 “대면행사, 미팅이 거의 대부분 취소돼 사무실에 나가도 할 일이 거의 없다”며 “글로벌 본사에서 직원들의 개인 마스크 구입비용까지 전액 지원할 정도로 방역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염속도가 워낙 빠르고 통제가 어렵다 보니 국내 산업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꺼내놓은 셈”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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