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오염물질 NO! ‘건조장’을 아시나요

스포츠동아

입력 2020-02-20 05:45 수정 2020-02-2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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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동물 장례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멸균 건조방식으로 악취와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에이지펫의 건조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에이지펫 천안본점. 사진제공|에이지펫

■ 건조장으로 각광 받는 반려동물 장례업체 ‘에이지펫’

자체 개발 멸균기술로 시신 건조
농림·환경부도 건조장 장점 인정
악취 많은 화장 대체 장례로 각광
서홍재 대표 “미군들도 감탄하죠”

반려동물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반려동물 장례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화장장도 큰 폭으로 증가해야 하지만, 환경오염 문제와 민원 발생이 겹쳐 화장장 수는 제한되고 있다. 화장(火葬)은 시신을 불로 태우는 장법이다. 유기물을 태울 때 배출되는 각종 중금속이나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 물질을 피할 수 없다. 화장장에 저감장치를 설치해도 냄새와 분진은 피할 수 없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반려동물 화장장이 들어선다는 소식만 전해지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한다. 반려동물 사업자들이 화장장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이유다.

이러한 화장의 단점을 뛰어넘기 위해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성공한 업체가 있다. 천안에 위치한 에이지펫은 화장이 아닌 건조장을 운영한다. 건조장은 시신을 태우는 게 아니라 시신을 건조해서 수분을 제거한다. 멸균과 분쇄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

에이지펫의 조영두 단장은 “화장은 시신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독교 문화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매장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기술적으로 화장보다 더 빠른 시간에 처리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 수분만 제거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건조장을 통하면 냄새나 공해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이런 장점을 토대로 정부도 설득했다. 에이지펫은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와 건조장에 대해 논의했다. 농림부나 환경부는 “멸균이 돼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조 단장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멸균 건조방식을 만들어냈고, 이 건조방식은 장례뿐만 아니라 유명 대형병원에서도 쓸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에이지펫 서홍재 대표.

에이지펫의 서홍재 대표는 반려인들이 건조장 기술과 에이지펫의 장례 진행에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미군들이 방문해서 에이지펫의 장례 과정을 지켜보고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장례 치르는 과정을 사람 장례식과 똑같이 진행하니 ‘고맙다’고 말해준다”고 귀띔했다.

특히 반려인들의 마음을 다독일 때 중요한 것은 염(殮) 하는 과정이다. 에이지펫은 반려동물의 염하는 과정을 모두 공개해 반려인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한다. 건조장이 시신을 훼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호응하는 것도 있다. 미군들이 스스로 홍보를 해줘 평택 미군 기지에서 천안까지 찾아오기도 한다.

건조장은 화장, 매장과 함께 우리의 전통적인 장법이다. 한국에도 풍장(風葬)의 전통이 있었다. 하지만 서양과는 달리 현대 한국의 정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현실적인 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조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이다. 대부분의 반려동물 화장장이 도심 지역을 피해 공장지대나 야산 근처에 위치해 있다. 냄새와 분진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지펫은 도심에서 불과 500미터 거리에 위치해있다. 서 대표는 “건조장은 냄새나 오염물질 배출이 없어 민원도 없다”고 말했다. 건조장과 에이지펫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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