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콜드’ 웃고 ‘핫’ 울다

조윤경 기자

입력 2020-02-18 03:00 수정 2020-02-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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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상품 불티, 겨울용 제품은 고전
편의점 아이스크림 매출 19% 늘고 아이스 원두커피는 41%나 치솟아
핫팩-내복-장갑은 16∼27% 급감
홈쇼핑-백화점, 봄상품 판매 앞당겨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 등 여름철 주력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대로 핫팩처럼 겨울 특수를 누리던 혹한기 상품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주 갑작스러운 추위가 예정돼 있지만, 곧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회복할 전망이라 계절을 잊은 소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평균 기온은 2.8도로, 전국적으로 관측 시스템이 완비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전국 평년(1981∼2010년) 1월 기온에 비하면 각각 2.5도, 3.8도 높은 수치다. 서울 등 지역에서 최근 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로 떨어졌지만, 남은 2월과 3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GS25가 올해 1월부터 2월 12일까지 아이스크림 매출을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나 증가했다. 편의점의 대표 여름 상품인 ‘아이스컵’은 전년 대비 57%나 더 많이 팔렸다. GS25 측은 “따뜻한 겨울날씨와 함께 지난해 말 편의점에서 처음 출시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상품이 인기를 끌며 아이스크림 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음료 역시 차가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16일까지 주요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두유(1.2%), 꿀물 등 건강음료(7.4%)와 같은 대표 온장고 상품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친 반면, 즉석 아이스 원두커피 매출은 41.2%나 증가했다. 이디야커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이스 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이상 늘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겨울철임에도 빙수를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얼죽빙’(얼어 죽어도 빙수) 인증이 유행하고 있다. 파크하얏트호텔에 따르면 월악산 벌집꿀을 통째로 올린 ‘허니빙수’의 이번 겨울시즌(11∼1월) 판매량은 전년 겨울 시즌 대비 약 60% 증가했다. 신라호텔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망고빙수’ 역시 올해 1월(1∼31일)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났다.

겨울 주력 상품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핫팩 등 강추위에 필요한 혹한기 상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GS25에 따르면 핫팩 상품류 매출은 올해 1월부터 2월 12일까지 전년대비 ―15.9%를 나타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G마켓의 내복(―27%), 장갑(―20%), 머플러(―37%), 온수매트(―27%), 전기장판(―16%)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감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겨울 세일을 앞당기는 등 이른 봄맞이를 준비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봄·여름 의류 신상품 론칭 방송을 3주 앞당겨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역시 해외 패션브랜드 상품을 최대 60% 할인하는 ‘해외패션 대전’을 예년보다 2주가량 빨리 열기로 결정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따뜻한 날씨로 이른 봄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재고 소진을 위해 진행하는 자체 할인 행사로 평상시보다 할인율이 높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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