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레몬타르트를 떨어뜨렸네’…실수로 태어난 멋진 음식들

동아일보

입력 2020-02-16 14:48 수정 2020-02-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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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의 유지다. 주방장의 레시피를 철저히 지키기 위해 1, 2g 정도를 정밀저울로 측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감각 있는 요리사나 솜씨 있는 가정주부의 경험은 순발력, 상황대처, 도전이라는 3가지 요소가 결합해 세계를 주목하게 만든다.

마시모 보투라는 부드러운 레몬타르트를 만들어 접시에 담는 순간 실수로 뚝 떨어진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흐트러진 채로 메뉴의 이름을 ‘으윽, 내가 레몬타르트를 떨어 뜨렸네’라고 지었다. 손님들은 재미난 이름과 그림을 감상하는 듯 자유로운 선과 맛에 찬사를 보내며 세계적인 스타 셰프가 됐다.

1895년 카페 몬테카를로에서 보조웨이터로 일하고 있던 14살 헨리 카펜터는 영국왕세자를 위해 디저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크레이프를 만들다 실수로 코냑을 떨어뜨려 프라이팬에 불이 붙은 것이다. 파랗게 질린 어린웨이터에게 왕세자는 “내 생애 최고의 흥미로운 퍼포먼스와 맛”이라고 했다. 그렇게 크레페 수제트는 탄생했다.

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초코칩 쿠키는 방울모양의 초코칩이 개발된 계기가 됐다. 1930년 루스 웨이크필드는 네슬레사의 초콜릿바을 이용해 쿠키를 만들기 위해 초콜릿을 녹이다 미처 녹지 않은 조각들이 쿠키에 박혔다. 이 진한 맛을 사람들이 좋아했다. 맛있다고 소문이 나자 그녀는 ‘1달러’와 ‘평생 초콜릿을 제공 받는’ 조건으로 레시피를 공유했고 회사는 초코칩을 생산했다. 오늘날에도 그녀의 레시피는 박스에 적혀 공유된다.

바쁜 시간에 까다로운 손님은 요리사를 정말 화나게 만든다. 오늘날 포테이토칩이라고도 불리는 프렌치프라이를 주문한 손님은 감자조각이 너무 두꺼워 바삭하지 않다는 이유로 계속 다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1853년 조지 크럼은 최대한 얇게 저민 감자를 뒤틀릴 정도로 튀기고 골탕을 먹일 작정으로 소금까지 듬뿍 뿌려냈다. 까다로운 손님 덕분에 유명 셰프가 된 것이다.


때로는 종교적인 이유로 개발, 발전해 오늘날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리도 있다. 켈로그 박사는 “섹스는 몸과 마음을 더럽히는 작용을 하며 고기나 영양가 많은 음식의 섭취는 그 욕구를 갈망한다. 그는 아침식사로 견과류와 시리얼, 야채를 먹음으로서 불순한 욕망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밀을 이용해 반죽을 만들어 눌러 펴고 굽고 누구나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연구하다 좀 더 다루기 쉬운 옥수수를 이용한 콘 푸레이크를 완성했다. 박사가 “건강하고 금방 먹을 수 있는 자위방지용 아침식사”라 선전하며 판매한 것이 오늘의 시리얼이다.

때로는 성공한 상품을 바꾸어 문제를 만드는 경우도 발생한다. 코카 잎과 카페인 함량이 높은 콜라나무 열매가 주 재료인 코카콜라는 1903년 코카 잎에서 추출한 코카인 성분을 제거한 뒤 코카콜라로 탄생했다. 1985년 ‘뉴 코크’란 새 이름으로 여러 향과 맛이 개발되었으나 대중의 요구는 이전의 제품 그대로였다. 그렇게 돌아간 이름이 ‘코카콜라 클래식’이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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