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골프용품 ‘AI 날개’

강홍구 기자

입력 2020-02-14 03:00 수정 2020-0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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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러웨이 새 드라이버 ‘매버릭’… 디자인 테스트 1만5000번 거쳐
비거리-정확성 ‘두 토끼’ 잡아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린 위도 예외는 아니다. 7000야드 내외의 경기장에서 펼치는 골프는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정교함의 스포츠다. 그 작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골프용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AI가 접목되기도 한다.

6일 캘러웨이골프가 출시한 매버릭 드라이버는 AI가 직접 설계를 맡은 케이스다. 통상 드라이버를 만들 때 5∼7차례 디자인을 테스트하던 것을 AI의 연산 능력과 학습 능력(머신러닝)을 활용해 1만5000차례로 늘렸다. 지난해 캘러웨이골프가 선보인 에픽플래시 드라이버의 경우는 페이스만 AI가 디자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헤드 전체를 맡겼다. 한국캘러웨이골프의 김흥식 전무는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버릭의 페이스는 이전 제품보다 반발영역이 최대 13% 늘었다. 공기역학 디자인도 적용해 크라운의 공기저항을 61% 줄였고 볼 스피드는 시속 1마일(약 1.6km) 정도 빨라졌다. 이를 통해 비거리와 정확성이라는 두 토끼를 잡는 데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44승에 빛나는 필 미컬슨(50)을 비롯해 마크 리슈먼(37),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유소연(30) 박희영(33) 등이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50대에 접어든 미컬슨은 지난주 3위로 마친 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서 나흘 동안 평균 296.8야드(25위)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기록했으며 페어웨이 안착률도 70.1%(33위)를 나타냈다.

AI는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아코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연구협력을 통해 AI 캐디인 ‘아코스 캐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각 클럽의 끝에 센서를 장착한 뒤 이를 스마트폰과 연결해 경기 내용을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받는 식이다. 적절한 코스매니지먼트, 클럽 선택 등을 돕는다. 어떤 기술을 연습해야 하는지도 조언한다. 아코스는 홈페이지에 “(아코스 캐디를 사용하면) 첫해에 4.2타를 줄일 수 있다. 홀인원 확률이 5.5배 높아진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코스 캐디는 2017년 미국골프협회(USGA)의 허가를 받긴 했지만 여전히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골퍼들의 판단력에 영향을 줘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스윙을 AI로 분석해 최적화된 폼을 제시하는 서비스 등도 있다. 골프존이 선보인 서비스는 스윙 시 몸이 일어서거나 주저앉는 현상, 타깃 방향으로 몸이 쏠리는 현상 등을 AI로 분석한다.

이기광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는 “여러 스포츠 중 골프에서 AI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른 종목에서 AI를 판정에 주로 활용한다면 골프는 스윙 분석에서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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