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덕에 ‘계획에 없던’ 짜파구리 잘 팔리네

뉴시스

입력 2020-02-13 16:23 수정 2020-02-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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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메타포로 나온 라면 요리
짜파게티·너구리 판매량 61% 늘어
유통업계 기생충 마케팅 본격 돌입



영화 ‘기생충’에는 짜파구리라는 음식이 등장한다. 연교(조여정)가 가정부인 충숙(장혜진)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요리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하나씩 넣고 각각의 스프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넣는다. 그러면 매콤한 짜장 라면이 된다. 몇 년 전부터 이 요리법이 인기였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가 클라이막스로 향하기 직전 갑작스럽게 짜파구리를 등장시킨다. 그 유명한 ‘소고기 부채살을 넣은 짜파구리’다. 두 하층 계급 가족(짜파게티와 너구리)과 상층 계급 가족(소고기)이 곧 뒤엉키게 될 거란 걸 예견하는 절묘한 비유였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면서 짜파구리도 주목받고 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 판매량이 급상승하고 기획 상품도 나온다.

편의점 지에스(GS)25에 따르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인 10~11일 짜파게티·너구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1% 늘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22.5%, 지난주 대비 16.7% 증가했다. ‘기생충 효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GS25는 기생충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선 영화에 나왔던 것과 똑같이 짜파게티·너구리·부채살을 함께 넣은 세트 상품을 14~18일 판매한다. 공식 앱인 ‘나만의 냉장고’에서 주문할 수 있다. 1000개 한정이다. 가격은 9900원이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만드는 농심은 본격적인 짜파구리 홍보에 들어갔다.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시상식 다음 날 유튜브에 올렸다. 세계 각국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관객에게 나눠주며 짜파구리를 알리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 한 짜파구리 포스터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지난해 5월 ‘기생충’이 국내 개봉한 이후 짜파게티 판매량은 늘었다. 짜파게티 매출액은 2018년 1500억원에서 지난해 18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화가 매출에 영향을 줬다는 게 농심 설명이다.

지난 10일 시상식 당일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트위터로 봉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대사관 동료들과 짜파구리를 먹으며 시상식을 함께 보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시상식 다음 날 이 영화 투자·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등에서는 구내 식당 메뉴로 소고기가 들어간 짜파구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기생충’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을 받았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건 ‘기생충’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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