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내실 다져 ‘미래 먹거리’ 찾는다

이새샘기자

입력 2020-02-13 03:00 수정 2020-0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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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건설사, 불황 뚫는 2020 생존전략


“위기 속에도 기회는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회사들은 국내 건설수주 위축,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으로 인한 해외 수주 실적 악화 등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2020년을 시작한 국내 건설회사의 올해 전망 역시 국내 주택 시장 위축, 불안정한 유가 등 대내외에서 열악한 환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각 건설사는 △경쟁력 제고 △해외 시장 개척 △내실 성장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우선 ‘기본기’를 다짐으로써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앞세운 기업들이 있다.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은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을 위한 인적 경쟁력 제고(Great People), 선진 기업문화 구축(Great Culture), 준법·기술경영(Great Value) 등으로 핵심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해외 수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현대건설은 올해도 기본역량 강화,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협력, 해외 업체들과의 조인트벤처 등을 통해 해외 수주전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포스코건설은 스마트건설기술 도입, 포스코그룹의 이점을 살린 강건재(강철로 된 건설 자재) 적극 도입 등을 통해 기술 및 브랜드 경쟁력 차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핀포인트 방식의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설계, 조달, 시공(EPC)뿐만 아니라 인프라 시설의 운영 및 정비(O&M)까지 한꺼번에 맡는 EPC+O&M 분야 규모를 키워나갈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건설업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사업 및 시공 등 수행역량 강화를 통해 원가율을 개선해 매출 및 영업이익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실현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토목 및 발전 인프라 등 해외투자개발 신사업 발굴, 방산 생활안전 분야 특화기업인 SG생활안전과의 전략적 제휴 등 유관분야 협력을 통해 올해 경영목표인 수주 12조7700억 원, 매출 9조500억 원, 영업이익 6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변화해야 생존” 새로운 도전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체결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신성장동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변화를 향해 모든 임직원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마음으로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빠른 안정화와 통합,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호텔·리조트, 발전·에너지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과 금융을 결합한 종합 금융부동산 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GS건설은 새로운 먹을거리로의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새로운 도약의 한 해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부동산 투자사업 등 투자개발형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도로 및 철도 등 각종 인프라 운영 사업처럼 장기적,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 규제 강화로 주목받고 있는 모듈러 시장에도 진출한 만큼 미국과 유럽 모듈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이 분야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재현 SK건설 대표인사는 신년사에서 “2020년을 ‘행복경영의 원년’이자 ‘비즈니스 모델(BM)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해’로 정하고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건설은 올해 연료전지, 친환경 플랜트 및 발전, 그리고 신개념 주거상품까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확대한다. 조직 면에서도 자기 완결형 조직인 스쿼드(Squad) 조직을 늘려 일하는 방식 혁신, 조직 변화를 단행해 나가며, 참여형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내실 다지기 총력”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는 “올해는 디벨로퍼 사업을 추가 발굴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디벨로퍼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제품 개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동남아, 인도, 중남미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민간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민자 발전(IPP) 분야 진출을 모색한다.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이사는 신년사를 통해 “롯데건설이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건설사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익과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시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질의 수주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고, 임대사업과 개발사업, 화공플랜트 등 기존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안전사고 예방, 상생협력 체계 구축을 통한 브랜드 파워 강화, 해외 수주역량 강화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개선도 내실 성장의 목표로 삼았다.

10년 전인 2010년 비전 ‘Quality Growth 2020’을 선포했던 한화건설은 10년째를 맞은 올해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디벨로퍼’와 ‘포레나’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우선 복합개발사업에 특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신도시 개발 중심의 ‘글로벌 인프라 디벨로퍼(Global Infra Developer)’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난해 론칭한 신규 주거 브랜드 포레나의 가치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아파트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대방건설은 “올해 사옥 이전 등을 도약의 계기로 발판 삼아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해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집에 대한 바른 생각’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해온 만큼 기존의 주요 사업 분야인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적기 분양 및 착공으로 올해 예정된 8000채 물량을 포함한 우수한 주택 공급실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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