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이 달려있다…6G 기술 개발, 이르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적기”

뉴스1

입력 2020-02-12 11:38 수정 2020-02-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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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세대(5G) 이동통신을 넘어 6세대(6G) 이동통신을 준비하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함께 하고 있는 5G포럼(대표의장사 KT)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6세대 이동통신 선점을 위해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전세계가 뛰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5G 세계 첫 상용화의 기쁨을 넘어 이제는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진 것이다.

5G포럼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6G 오픈 심포지움 2020’을 열고 6G 준비를 위한 국내외 현안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5G포럼 집행위원장인 김동구 연세대 교수는 “5G플러스(+)와 6G의 성공에 대한민국의 국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5G가 제대로 안착되기도 전에 왜 6G가 거론되는 걸까. 5G 상용화는 2019년 4월로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6G는 아직 명확한 정의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5G보다 10배 이상 빠른 초고속네트워크이자, 인간 두뇌 수준의 인공지능(AI)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 정도다.

‘왜 지금 6G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이날 참석자들은 일단 “5G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제를 깔았다. 이주호 삼성전자 펠로우는 “5G는 끝나지 않았다”며 “원래 통신 기술은 15개월에서 2년 정도 빨리 진행된다”고 말했다. 정재훈 LG전자 책임도 “6G를 시작한다고 해서 5G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여기에 이 펠로우는 “(시간이) 쓱 지나간다. 3G 했었는데 4G를 하고 그러다가 5G를 하고 있고 그렇다. 통신은 현 세대의 기술 발전과 그 다음 세대의 연구 및 공감 형성을 동시에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6G에 대한 논의가 이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지만, 산업계가 합의점을 도출하고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지금이 적기다. 더 늦어지면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시장 선점을 뺏길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술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고, 그러다보니 ‘미리 다음’을 준비하지 않으면 ‘먼저 다음’을 준비했던 이들의 뒤를 쫓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뜻이다. 류탁기 SK텔레콤 팀장도 동일한 답을 내놨다. 그는 “최초라는 명맥을 이어 가려면 6G 기술 선점에 대한 움직임이 필요하고 지금이 그 적기”라고 말했다. 최성호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도 “6G라는 혁신 기술에 대한 특허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초기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5G 최초 타이틀을 놓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6G 선점 작업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2019년 11월 국가 차원에서 6G 기술 개발 계획을 수립했고 일본도 올해 6월 6G 국제 워크숍을 국가 행사로 계획 중이다. 유럽연합(EU)은 호라이즌2020(Horizon-2020) 프로젝트 후속으로 5G+와 6G를 연계한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Horizon-Europe)를 2021년부터 2027년까지로 기간을 잡아 계획 중이다. 핀란드 올루대학에서는 2018년부터 6제네시스(Genesis) 프로젝트와 세계 최초 6G 프로모션 행사인 6G 와이어리스 서밋(Wireless Summit)을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5월부터 6G 개발에 대한 통신사와 제조사의 업무협약과 국가 차원의 6G 연구개발(R&D)을 위한 핵심개발사업이 기획돼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참석자들은 6G 기술 개발 및 선점을 위해 국내 정부·산업·학계 간 ‘오픈 협력’을 강조했다. 최성호 PM은 “6G는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큰 예측불허한 미래 기술로 중국, 유럽과 같이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는 국가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학계와 업계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세대 통신 기술이 발전하려면 이 분야에 지속적인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미래 기술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관심을 강조했다.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개발 담당도 “5G 개발 당시 사업자 간 과도한 경쟁으로 불필요한 투자를 했던 측면이 있다”며 “6G 개발 단계에서는 사업자 간 협력을 도모해 보다 수익성 있는 서비스와 모델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탁기 팀장도 “국내 전자 통신 업체 간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정부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정부 역할을 제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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