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의 역발상… 매장 일부 비워 북카페로

신희철 기자

입력 2020-02-12 03:00 수정 2020-0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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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육아맘 겨냥 공간 재활용… 소비자 방문 이끌어 가구 홍보
까사미아, 독립서점 ‘북티크’ 유치… 일룸은 ‘엄마전용’ 북카페 만들어


퍼시스그룹의 가구업체 일룸이 서울 마포서대문점에 지난해 5월 오픈한 북카페 ‘엄마의 서재’. 가구업체들이 매장 내 북카페나 서점을 여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일룸 제공
가구업계가 매장 내 북카페 및 서점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최근 책을 매개로 한 독서 커뮤니티가 발달하자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공간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계열사인 가구업체 까사미아가 올 하반기(7∼12월) 가구뿐만 아니라 독립 서점, 식음(F&B) 매장, 가전제품 코너 등을 모두 갖춘 대형 복합 매장을 열 계획이다. 까사미아는 매장 내 상당한 공간을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콘셉트로 꾸밀 예정이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입점 위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전국 83개인 매장을 올해 100여 개로 늘리면서 서점 등을 넣은 복합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까사미아는 지난해부터 책을 핵심 집객 콘텐츠로 선정하고 매장 내 서점과 독서 공간을 늘려 왔다.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서교점 1층 전체와 2층 일부 공간을 비우고 독립서점 ‘북티크’를 유치했다. 서점 인테리어에 필요한 책장과 테이블 등의 가구는 모두 자사 제품으로 배치해 자연스럽게 가구 홍보가 이뤄질 수 있게 했다. 까사미아는 스타필드코엑스몰점에서도 독서 공간을 마련하고 북티크가 제공하는 독립출판물 등을 매월 테마별로 소개하고 있다. 까사미아에 따르면 독서 콘텐츠 마련 이후 매장 방문 고객이 예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퍼시스그룹의 가구업체 일룸은 엄마들만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 ‘엄마의 서재’를 지난해 5월 서울 마포서대문점에 오픈했다. 가구 전시장 옆 별도의 171m² 규모 공간에 일룸의 대형 테이블, 소파, 개인용 책상·의자 등으로 북카페를 꾸몄다. 회원 등록 시 4000원, 비회원은 6000원을 내면 3시간 동안 음료와 쿠키를 즐기며 책을 볼 수 있다.

일룸은 엄마의 서재에서 ‘작가와의 만남’ ‘엄마의 토크살롱’ 등을 진행하며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오픈 이후 현재까지 엄마의 서재 누적 방문객은 6000여 명에 달한다.

가구업체는 매장의 넓은 공간과 인테리어 감각을 활용해 차별화된 독서·휴식 공간을 제공하기에도 유리하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논현 가구거리에 2845m²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열며 1층엔 카페, 3층엔 어린이 북카페를 열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오픈한 프리미엄 리빙 전문점 더콘란샵 1층에 카페를 두고 다양한 책을 비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료 독서 모임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등 책이 중요한 집객 콘텐츠가 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불러 모아 가구를 알리고 구매로 이어지도록 북카페를 접목한 매장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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