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장 불안한 재가동… 일부기업 또 연기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김도형 기자 ,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2-11 03:00 수정 2020-02-11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中 조업재개에도 정상화까진 먼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당국이 연장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10일 중국 전역에서 기업들이 다시 공장을 돌리기 시작됐다.

삼성전자 쑤저우 가전공장을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도 오랜 먼지를 떨어내고 20여 일 만에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의 8개 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제조해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국내 기업인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등도 이날부터 산둥성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에 나섰다.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많은 기업들이 외지에서 돌아온 직원들에 대해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풀가동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사정은 같았다.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이날 재가동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재가동에 들어간 공장들도 지난 2주간 해당 지역을 벗어난 곳으로 이동했거나, 발열과 기침 등을 보이는 건강 이상 근로자에 대해선 사업장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어 순차적으로 가동률을 높여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공장 일부 가동 시작… 폭스콘은 미뤄


10일 오전 11시 반경(현지 시간) 찾은 중국 최대 PC업체인 롄샹(聯想·레노버)의 베이징 본사는 점심시간이 가까웠지만 평소와 달리 한산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지정된 통로를 통해 손 소독과 체온 검사를 거쳐 체온이 정상이라는 빨간 스티커를 받아 외투에 부착해야만 본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본사 로비 한쪽에서는 마스크를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한 직원은 “아직 일부 직원만 출근했다”고 말했다. 대형 모니터에는 “직원들끼리 가까이 있지 말라. 모이지 말라”는 안내가 반복됐다.

글로벌 업체 대다수가 10일부터 업무와 생산을 재개했으나 실제 출근율은 낮았다. 외지인이 많은 중국 내 기업과 공장의 경우 재가동률이 절반 이하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날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던 폭스콘의 광둥성 선전시, 허난성 정저우시, 허베이성 랑팡시, 산시성 타이위안시 공장도 일제히 재가동 시점을 연기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의 대표 인공지능(AI) 기업 바이두는 업무 재개 시점을 17일로 연기했다. 선전시에 본사를 둔 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17일로 예정했던 업무 재개 시점을 24일로 다시 연기했다.

중국 중신(中信)증권은 “업무 재개, 공장 재가동 시점이 다시 늦춰지고 일부 기업은 생산을 연기하고 있다. 자금 회전에 문제가 생기며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3월 전후에야 기업, 공장들이 완전히 재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완성차 생산 숨통은 트였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 국내 차량 생산이 중단된 현대자동차의 울산 출고센터가 10일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울산=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내 40여 개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공장 중 37개가 이날 가동을 재개했고, 기존 재고 물량은 비행기와 배를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오전에는 경신과 THN의 제품이 각각 인천항 등으로 들어왔다. 정부는 이날 오후 항공편을 통해 들여온 물량에 대해서는 선박 운송과 같은 관세율을 적용해 부품 관세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11일 울산2공장에서 팰리세이드와 GV80를 중심으로 차량 생산을 재개한다.

삼성전자는 쑤저우 가전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LG전자는 중국 현지에 있는 10개 공장 중 7곳이 문을 열었다. LG디스플레이도 옌타이, 난징에 위치한 액정표시장치(LCD) 모듈공장을 이날 재가동했다. 이 밖에 LG화학의 난징 배터리 공장과 SK이노베이션의 창저우 배터리 공장도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재규어는 배터리 수급 문제로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PACE 생산을 17일부터 일주일간 중단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 생산 부족분을 일부 중국에서 조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배터리 공장 가동 중단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역시 폭스콘 가동 중단 지속이 수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현지 부품 수급 및 전원 복귀 어려움으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밀집해 일하는 상황에 바이러스가 퍼지면 사태가 커질 수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김도형·임현석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