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키오스크’로 싹 바뀌더니…생활속 성큼 다가온 ‘알바 로봇’

뉴스1

입력 2020-02-10 16:40 수정 2020-02-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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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인공지능 안내 로봇 화면에 신종 코로나 감염 주의 안내가 나오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먼미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알바생 로봇’이 국내 유통시장까지 파고들며 대중화를 눈앞에 주고 있다.

중장비를 다루는 스마트팩토리 영역에서나 목격됐던 로봇이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을 만나 사람들 곁으로 더욱 가깝게 온 것이다.

인간의 영역으로 분류됐던 소매·유통시장까지 로봇이 진입하면서 전세계 지능형 로봇시장이 내년 시장 규모만 8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키오스크로 성큼 다가오더니…공장 밖으로 나온 로봇

기존 로봇은 공장에서 기업간거래(B2B) 형태로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엔 B2C 시장에 진출하며 소비자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시작은 기기로 자동주문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였다. 커피숍은 물론, 식당, 매표소 등으로 키오스크가 급격히 대중화됐다. 특히 맥도날드를 비롯 롯데리아, KFC 등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약 70% 이상으로 주문을 받는 직원이 사라지는 추세다.

대형마트도 키오스크 도입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전국 90곳 이상 점포에 무인 계산대를 설치했다. 무인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마트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행기 출발 전 최소 2시간 일찍 가야 한다는 공항도 키오스크 덕에 변신했다.

인천공항엔 자동탑승권발권기인 ‘셀프체크인’용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는 이륙 1시간 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승객이 여권을 기계에 스캔하고, 좌석을 지정하면 탑승권을 발권해준다. 공항 보안 및 출입국 심사 게이트에도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승객은 여권, 탑승권 및 지문을 스캔만 하면 된다.

키오스크가 급즈하면서 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정보접근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작년 11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과 국회 융합혁신경제포럼·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주관한 ‘2019 정보접근성 세미나’에서 키오스크로 인한 ‘디지털 소외’ 현상을 지적했다.

이날 문현주 충북대학교 교수는 지난 2018년 조사된 ‘무인단말기 접근성 현황’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키오스크가) 모든 콘텐츠들이 터치스크린으로 이용하게 되어 있는데, (장애인을 위해) 점자나 음성으로 읽어주는 등 대체 콘텐츠를 제공하는 키오스크는 1대도 없었다”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과 확산이 정보접근성 취약계층을 배려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현재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김정현 네이버 엔테크서비스(NTS) 팀장은 “민간 기업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정부까지 함께 나서 사회적 인식 개선을 함께 이뤄야 기술적 지침과 실무적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서초구, 부여군 일부 공공기관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키오스크 교육을 실시했다. 대전 중구는 무인민원발급기를 모두 장애인 친화적으로 바꿨다.

◇요리부터 바리스타까지…요식업계 ‘셰프로봇’ 대중화 눈앞

빕스 등촌점에 방문한 고객들이 LG 클로이 셰프봇을 체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19.11.24/뉴스1

키오스크가 주문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로봇은 다양한 단순노동을 자동화하고 있다. 국내 IT기업들은 최근 일제히 로봇으로 단순노동을 대체하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LG 클로이 서브봇’을 빕스 등촌점에 ‘LG 클로이 셰프봇’을 도입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실내 자율주행 및 장애물 회피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있는 테이블까지 음식을 가져다준다. 트레이 3개를 끼우면 최대 4개 칸에 음식을 나눠 담을 수 있으며, 고객이 식사를 마치면 고객이 있던 테이블로 되돌아가 빈 그릇을 운반하기도 한다. LG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클로이 서브봇을 공개한 바 있다.

나아가 클로이 셰프봇은 직접 국수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요리사 로봇으로 고객이 국수 코너인 ‘라이브 누들 스테이션’에서 원하는 재료를 그릇에 담아 셰프봇에게 건네면 셰프봇이 뜨거운 물에 국수 재료를 삶아 요리를 완성한다. 클로이 셰프봇은 1분에 국수 한 그릇을 조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빕스 매장에서 클로이 셰프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리에 특화된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요리사의 움직임을 세밀히 연구해 셰프봇이 실제 요리사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모션제어 기술, 다양한 형태의 그릇과 조리기구를 잡아 떨어뜨리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툴 체인저 기술 등을 셰프봇에 적용했다.

이미 LG전자는 지난 2017년 국제가전박람회 CES를 통해 안내로봇 ‘에어스타’를 개발, 지난 2018년 7월부터 인천공항에 배치한 바 있다. 보행자와 장애물의 움직임을 학습해 이동경로를 예측하고 한·영·중·일 4개 국어 음성인식을 지원한다. 14가지 감정표현도 가능해 여행객의 감성적인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에어스타는 인천공항에서 출국장, 면세지역, 입국장의 수하물 수취지역 등 여행객들을 위한 안내가 많이 필요한 곳 위주로 배치됐다. 공항 제1 여객터미널에 8대, 제2 여객터미널에 6대가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서 삼성봇 셰프를 선보였다. 로봇 팔에 다양한 도구를 바꿔 장착함으로써 식재료를 자르고 섞거나 양념을 넣는 등의 요리 보조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요리용 로봇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곳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다. ‘달콤커피’를 운영하는 다날을 비롯 바리스타형 로봇은 이미 서울시내에만 100여대가 운영 중이다.

두산 역시 CES2020에서 바리스타 로봇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로봇드립’ 커피를 제공했다.

◇자율주행 만난 로봇…실내길찾기부터 배달까지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학교 캠퍼스에서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가 학생들이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건국대 제공) 2019.11.26/뉴스1

국내 1위 포털업체 네이버는 지난해 CES를 통해 5G로 연결된 뇌없는 로봇팔 ‘앰비덱스’와 스스로 움직이는 이동형 로봇 ‘어라운드G’, 지도제작로봇 ‘M1’과 ‘R1’, 근력증강기술이 적용된 로봇 ‘에어카트’ 등 5종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어라운드G와 에어카트는 양산 준비가 한창이다. 어라운드G는 현대중공업이, 에어카트는 중견기업 삼송캐스터가 보급을 맡았다. 어라운드G는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는 로봇이며, 에어카트는 100㎏이 넘는 물건을 손으로 밀면서 이동시킬 수 있는 로봇이다. 네이버는 두 로봇을 서점 등 실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식당 내 로봇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9년 11월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공개하고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를 위해 월 90만원의 렌탈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현재 전국 12개 식당에서 18대의 딜리가 일하고 있다.

딜리는 4개의 선반으로 음식을 나르며 알바생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점원이 딜리의 선반에 음식을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딜리는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최적의 경로로 이동한다. 장애물을 마주치면 알아서 피해간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은 학교 등 건물 내 배달을 도맡는 배달형 ‘딜리’를 작년 11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 테스트 운영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식당에서 학교까지 배달하는 업무를 맡았다. 약 한달간 5대의 딜리는 2219건의 주문을 처리했으며 총 주행거리는 1250㎞로 서울-부산을 3번 달린 거리에 달한다.

KT도 최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를 시작으로 5G 기반 AI 호텔 로봇 서비스 준비가 한창이다. 작년 12월부터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이용자는 필요한 물품을 기가지니 호텔을 통해 음성으로 요청하고, 이를 로봇이 배달해주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KT는 대면 서비스에 부담을 느꼈던 투숙객과 업무효율이 필요한 호텔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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